어르신들의 스타벅스

그들은 어디로 갈 수 있을까요?

by 주영


무거운 책가방을 짊어 메고

한 손에는 노트북을 들고 스타벅스로 향한다.


무더운 여름날,

역 근처 스타벅스까지 걸어오느라

이미 온몸은 땀범벅이다.


취준생인 나는 요즘 해야 할 일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집에서는

일이 정말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은 무조건 밖으로 나와야 했다.


그리고 나는 오늘의 목적지를

스타벅스로 정했다.


'스타벅스'라는 공간이라면

편한 자리에서 향긋한 커피 냄새를 맡으며,

또래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묵묵히 할 일을 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드디어 스타벅스에 들어선다.


'안녕하세요, 스타벅스입니다'

친절한 직원 분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자리가 없다.


콘센트를 꽂을 수 있는 소파 자리에도,

여러 사람이 앉아 노트북을 할 수 있는 대형 테이블에도

이미 무리를 지어 앉은 어르신들로 가득하다.


나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진다.


어르신들의 컵은 이미 텅 비어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빈 컵들을 가운데에 두고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 계신다.


비좁은 자리에라도 들어가 앉는다.


신기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시지만

그들의 눈길을 의식할 여유 따윈 없다.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초코 케이크 한 조각을 받아 들고

다시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펼친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해야 할 일 정리해 나간다.


그런데 묘한 일이 생긴다.


한창 대화를 나누시던

어르신들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노트북을 펴고 이어폰으로 귀를 막은 채

조용히 일을 하는 내 모습을

흘끔흘끔 쳐다보시며

멋쩍은 입맛만 다시고 계신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자리를 정리하고

꽃무늬 양산과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가신다.


아직도 햇살이 쨍쨍하게 내리쬐는

여름날 오후다.





'저분들은 이제 어디로 가실까' 하며

하던 일을 멈추고 혼자 생각에 빠져본다.


그리고 온갖 영어 이름으로 도배된

불친절한 커피 메뉴를 보며

직원들에게 더듬더듬 어려운 주문을 해야 하는,


젊은이들의 공간인 스타벅스까지

발걸음을 해야 했던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상해 본다.


어르신들은 어떻게

스타벅스까지 오시게 되었을까.


뜨거운 여름날

방금 밖을 나선 어르신들은 이제

어디로 가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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