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누구도 당신을 대신 구원해주지 않는다

넘어지고 깨지며 써 내려간 어느 갱년기의 생존기

by 하노이별

"누구도 당신을 대신 구원해주지 않는다."


몸과 마음이 요동치는 생의 전환기, 내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힐링이라는 가짜 위로가 아닌 뼈아픈 직면이었습니다. 온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오르던 시기, 세상이 정해준 지루한 궤도를 벗어나 내 안의 끓어오르는 거친 에너지를 생의 동력으로 삼으라는 강렬한 신호와 마주했습니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가 발견한 맹목적인 생의 고통을 딛고 니체에게서 화려하게 꽃피운 '창조적 생명력'과, 오직 자기만의 해탈을 위해 윤회를 끊어내려 했던 소승(小乘)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아간 대승불교의 '보살행'이 만나는 역동적인 교차점을 탐색하는 치열한 체험의 고백입니다.


여기서 보살(菩薩)과 초인(Übermensch)은 생의 가장 깊은 심연을 통과해 다시 지상으로 돌아온 자들의 다른 이름입니다. 허무와 냉소를 깨고 피비린내 나는 현실 한복판에서 생의 찬가를 부르는 니체의 '초인', 그리고 안온한 열반을 거부하고 징글징글한 진흙탕 같은 세상으로 기꺼이 뛰어든 대승불교의 '보살'. 두 존재는 결국 '자기 삶의 완전한 주인'이 되겠다는 단 하나의 뜨거운 선언에서 만납니다.


물론, '착한 딸'과 '좋은 엄마'라는 익숙한 껍질을 깨고 나만의 두 발로 온전히 선다는 것은 말처럼 멋지고 우아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명상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타인과 건강한 거리를 두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저는 여전히 사소한 일에 흔들리고 낡은 습관에 발목을 잡혀 매일같이 넘어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이 글은 누군가를 가르치려 드는 거창한 깨달음의 정답지가 아닙니다. 그저 갱년기라는 캄캄한 터널 속에서 니체와 부처라는 두 개의 든든한 지팡이를 짚고, 어떻게든 나를 잃지 않으려 땀 흘리며 발버둥 쳤던 생존기이자 실패담이며, 매일의 수행 기록입니다.


혼자 타는 수레는 없기에, 일상이라는 아비규환의 시장통 속에서도 우리는 다 함께 피워내는 연꽃을 꿈꿀 수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입으로만 깨달음을 읊는 대신, 일상이라는 진흙탕 속에서 몸으로 직접 겪어내며 묵묵히 걸어가는 이 여정에 당신과 나란히 서고 싶습니다.


비틀거리는 우리의 발걸음이 마침내 연꽃 위의 춤이 될 때까지. 치열하고도 눈부신 이 생의 무대로 당신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