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가 그린 사람들]을 읽고

- 랄프 스키 -

by 작은손

작은 시골집에는 방이 두 개 있다. 방마다 그림이 두 세장 걸려 있다. 차실로 쓰는 방에는 고흐가 자신을 그린, 들판을 배경으로 걸어가는 화가를 그린 작은 그림이 있고, 잠자는 방에는 신사다운 모습을 한 고흐의 자화상과 '꽃피는 아몬드 나무' 그림이 있다.


빈센트를 사랑하는 나에게 친구는 '반 고흐가 그린 사람들' 책을 주면서 빌려주는 거라고 강조했다. 수고 없이 나에게 온 책이다. 무엇을 좋아하면 이렇게 행복한 일도 생긴다. 솔직히 고흐에 관한 책이라면 어지간히 봐 왔기 때문에 요즘은 굳이 찾지는 않았다.


빈센트는 자신을 그리면서 그때의 상황을 초상화에 담았는데 특히 내면이 잘 나타나도록 표현했다. 그는 '초상화는 화가의 영혼 깊은 곳에서 비롯한 자신만의 생명을 가진다...'라고 했다. 그가 주위 사람을 그리면서 그들만이 가진 모습을 담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을까. 내가 보기에는 모델이 가진 슬픔이 잘 표현된 것 같다. 눈빛과 표정을 통해 개성이 나타나 있다. 무엇보다 그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려는 사람들을 그리지 않았나 싶다. 빈센트는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사람에게 가장 쉽게 줄 수 있는 것이 그림이었으므로 선물로 주었다. 우체부 아저씨나 주치의인 가셰 박사에게, 여관 주인의 딸에게 초상화를 그려 주었다. 심지어 스스로 걸어 들어간 정신병원에서 자신을 간호하는 간병인의 초상화도 그려 주었다.


빈센트는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간절히 호소했다.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 줄 것을 원장에게 말해 달라고. 이 책에서는 '자살 충동을 일으키게 만드는 예측 불가능한 병 때문에 그는 때때로 뛰어난 작품성을 지닌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라고 했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림은 빈센트에게 살아갈 이유이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표현할 수 있는 것이기에 그에게 그림은 전부이다. 끊임없이 책을 읽으며 즐긴 고흐가 가진 철학과 해박한 지식과 통찰은 동생 테오의 절대적인 신뢰와 존경을 얻게 했다. 무엇보다 그의 천재성을 알아본 동생은 자기 부인도 그러하도록 설득할 수 있었다. 그래서 첫 아이의 출산 하루 전에 마음을 다해 시아주버님께 편지를 쓸 수 있는 요한나는 세상이 빈센트를 알아보도록 만들어 주었다.


'책과 현실 그리고 예술은 내게는 같은 종류이다'라고 한 빈센트 반 고흐. 그의 그림과 동생 테오에게, 친구 베르나르에게, 여동생 윌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그가 얼마나 진솔하고 정성껏 살려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빈센트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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