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 일기]를 읽고

- 박소영, 박수영 -

by 작은손


배우 박정민과 가수 화사가 청룡영화상 축하무대에서 'Good Goodbye'로 주목을 끌었다. 그러고 보니 본 얼굴들이다. 화사가 노래를 잘하는 줄 알게 되었고, 박정민이 조각 미남은 아니지만 내면이 단단해 보이는 사람들이 갖는 단호함과 자신감이 배어 나오는 듯했다.


박정민이 'MUZE'라는 출판사를 운영하고 여기에서 출판한 것으로 동물 구호 활동가의 책이라고 소개했다. 책을 실로 묶는 사철 노출 제본이라 예뻤다. 순전히 팬심으로 산 책이다. 박정민을 믿고.


자매는 혈연관계에서 오는 위계질서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서로를 존중하는 친구 같다. 더위와 추위를 타는 정도가 너무나 다르지만 동물에 대한 사랑은 한결같다. 더운 여름에, 추운 겨울에 야생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다 먹을 때까지 지켜봐 준다. 이름을 지어 불러주고 주기적으로 먹이를 주면서 보살핀다. 하루 이틀 만에 끝날 수 없는 일을 계속해 나가다니!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시댁에서 고양이에게 종아리를 물리고 나서 더욱 그 눈이 무섭다. 아마 고양이도 내가 자꾸 경계하니까 싫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개는 좋아한다. 그 충성스러운 눈을 싫어할 수가 없지 않은가.


지금도 시골집에 가면 먼저 잔디 위를 훑어본다. 고양이의 똥을 찾는 것이다. 특히 대문 입구의 잔디에 똥이 있을 경우 몹시 기분 나쁘다. 똥은 보기 싫을 뿐만 아니라 냄새까지 고약하고 그것이 마를 때까지 치울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더 힘들다.


피아니스트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을 읽을 때 "동물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라는 구절을 읽을 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왜냐하면 그 책을 읽기 직전에 도움을 요청하는 듯한 아기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시골집에서 두 마리의 아기 고양이를 보면서 '너무 귀엽다'라고 생각했지만 가까이 대하지는 않고 바라보기만 했다. 조금 컸을 때 한 마리는 보이지 않았고 다른 한 마리도 몹시 아파 보였다. 그래서 우유를 주었지만 안으로 들이지는 않았다. 날씨가 추웠는데...... 다음날 고양이는 죽어 있었고 화단에 묻어 주었다. 고양이를 볼 때마다 새끼 고양이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때의 내가 부끄럽다.


친구가 14년을 키운 개를 떠나보낼 때의 상황을 들려줄 때 함께 울었다. '반려견'이라는 말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에게서 받을 수 없는 것들을 개에게서 받았다는 친구의 표현에서 [철학자와 늑대]의 브레닌을 떠올리며 작가 마크 놀랜즈가 한 말이 떠올랐다. "행복은 감정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라는. 어쩌면 동물과 사람은 존재하는 방식을 통해 서로에게 반려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저자 박소영의 [살리는 일]도 읽어 보고 싶다. 그래서 내가 고양이를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다. 마당의 잔디 위를 유유자적 걸어가는 고양이를 보면서 똥을 눌까 봐 긴장하며 보는 나의 눈과 마음에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니.


책을 읽고 나의 부끄러운 일을 고백하게 한 것만으로도 소영 씨와 수영 씨에게 감사한다. 그들의 고생 덕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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