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갚은 원님

by 동화 점






옛날 옛날


나라에 큰 과거시험이 열렸습니다.


그 소식은 먼 산 너머의 선비에게도 들렸습니다.


가난하지만 과거시험의 꿈을 포기 하지 않았던 선비는


그동안 나무를 팔아 모은 돈으로 시험을 보기 위해 고향을 떠나 한양으로 향했습니다.




산을 몇 개나 넘었는지 큰 강과 작은 개울의 돌다리를 얼마나 건넜는지도 모르지만


어느새 선비는 큰 도성 문 앞에 도착해있었습니다.




드디어 하루만 지나면 선비는 과거시험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였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순간이 왔지만 선비는 돈이 다 떨어져 먹을 것을 살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만 더 참으면 드디어 시험을 볼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는 사람도 돈도 없었습니다.


선비는 배고픔을 참다 참다 근처 마을에 가서 구걸을 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마을에서 가장 큰 집에 부잣집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문을 열어준 하인에게 말하기를


먼 곳에서 온 나그네가 내일이면 시험을 볼것인데


당장 오늘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어서 그러니 먹을 것 좀 주시오 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인은 머뭇머뭇 거리다가 잠시 기다리란 말을 하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


담장 안에서


줄 것이 없다. 나는 줄 것이 없다고 해라. 라는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하인은 미안한 얼굴로 나와서는 줄 것이 없다 라고 전했습니다.




할 수 없이 선비는


또 다른 집으로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힘 없이 길을 걷던 중 어린아이 7명이 밝은 얼굴로 크게 웃으며 가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선비는 저 많은 아이들이 즐거운 것을 보아 분명 먹을 것이 많은 집이겠구나.


생각되어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 집에 부모님이 계시느냐?


내일 과거를 보기위해 먼 곳에서 와서 너무 배가 고픈데


먹을 것을 나눠 줄 수 있으실까?




그 중 큰 아이가 말하기를 많은 사람은 어려우나


선비님 한 사람은 먹을 것을 나눠줄 수 있다 하였습니다.




선비는 기쁜 마음에 발걸음이 가벼워졌습니다.


또 속으로 큰집에 부잣집을 상상하였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이들과 함께 도착한 집은 작은 초가집 이였습니다.


선비의 사정을 들은 아이들의 부모는 웃으며 흔쾌히 방안으로 선비를 모시었습니다.






방안에는 아이들을 기다리며 음식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김치와 수제비 였습니다.


그런데 수제비는 두 부부와 일곱 아이들의 아홉 그릇만 있었습니다.


선비는 내심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때


아이들 아버지가 말하기를 제가 드리겠습니다.


하며 수제비를 한 숟가락 덜었습니다.




그러니 아이들 어머니도 저도 드리겠습니다.


하며 또 한 숟가락을 나눠주었습니다. 




그러자 큰 아이도 저도 한 숟가락을 드릴 수 있다며


수제비 한 숟가락을 덜어 그릇에 담았습니다.


그러자 남은 여섯 아이들도 한 숟가락씩 수제비를 덜어주어


금새 한 그릇이 가득찬 수제비가 마련 되었습니다.




선비는 한 숟가락씩 마음이 모여 푸짐한 수제비 한 그릇이 된 것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까지 두부부와 아이들의 정성으로


밥 한그릇이 마련되어 선비는 든든하게 시험장으로 향하였습니다.


떠나면서 선비는 과거시험에 합격하면 꼭 이 가족에게 보답을 하리라 마음을 먹었습니다.




드디어 시험장의 문이 열리고 오랫동안 기다리던 시간이 왔습니다.


그런데 선비는 시험문제를 보고 곤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또 옆에서 글을 써가는 쟁쟁한 다른 선비들을 보니 기가 죽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시험에 떨어질 것이라 예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그 가족이 베푼 정성에는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과거시험지에 자신의 소개를 하며 어제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먼 길에서 오느라 배가고파 쓰러 질것 같았으나

어른부터 아이까지 한 숟가락씩 베풀어준 은혜로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라에서는 꼭 그와 같은 선한자를 보호하고 키워서 더욱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를 바라옵니다.



시험이 끝난 후 선비는 다시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다시 훗날을 기약하며 낮에는 산에서 나무를 하고 밤에는 책을 읽었습니다.




몇 년 후


어느 날 선비는


저 멀리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집으로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마을 원님 이였습니다.


그런데 그 원님은 얼굴이 낯 익은 사람 이였으니


과거 자신에게 수제비 한 그릇을 내주었던 집의 큰 아이였습니다.




원님은 선비를 보자마자 큰 절을 올리며 선비님의 글을 본 임금님이


자신의 집에 상을 내리어 가난 때문에 하지 못했던 글공부를 다시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번 과거시험에 합격하니 선비님의 은혜를 갚기 위해 이 마을로 내려왔다고 하였습니다.




선비는 깜짝 놀라 은혜는 제가 받았는데 어찌 또 은혜를 갚으시냐며 절을 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손을 잡고 마주 보며 웃었습니다.



이 후 원님은 선비를 스승으로 모시고 마을을 다스리는 지혜를 들었습니다.


이 소식은 사방으로 퍼져서 그의 인품을 흠보하게 된 많은 젊은 선비들이


앞 다투어 은혜 갚은 선비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던 선비는


그렇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한 평생을 행복하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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