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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삿갓보이 Dec 01. 2023

한국인 3.

문화 文化 라는 번역어


문화文化 , 영어 culture를 일본이 번역한 말입니다.


사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으로, 서구문명을 받아들이려 갖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 첫 번째가 말, 언어입니다.

진시황도 그랬고, 히틀러도 그랬듯이,

말을 지배하는 것은, 곧 정신을 지배하는 것이니깐요.

성경. 불경. 논어도 결국 윤리와 도리 같은 좋은 쪽의 말의 지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근대화의 시작을 "말" , "언어의 개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동경대학도 "개성소"라는 서구문명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번역원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일제 강점기 때, 그런 그들로부터  우리에게 전해진 번역된 말들은 현재 우리가 무심코 쓰는 말들의  90% 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 회사, 개인, 정부, 국가,라는 우리가 사는 체제를 말하는 단어부터, 도시, 공원, 건축, 과학, 심리학, 인문학, 학사, 석사, 박사 등의 일상어들과 학술어들 까지 ,

그리고 모든 직업의 호칭들,

심지어, 인간, 친절, 배려 등과 같은 사람사이의 도리도 일본이 서구문명을 일본식으로 번역한 한자 번역어들입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일본이 번역한 것들 중 최악의 번역 중 하나는 "문화 文化"라고 손꼽습니다.


문화 文化. 문자 문, 변화할 화.

문자로 변화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문화의 뜻은

글자 그대로 "문화 =학력" 이란 뜻입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너네 마을 문화 어때?라고 물으면,

-우리 마을?  문화 낮어. (학력 낮다는 뜻.)

라고 답합니다.

최근에야 대도시에서 문화가 culture 란 뜻으로 쓰이긴 해도, 아직도 최소 10억 이상은 글자 그대로 "학력"이라고 이해합니다.


그럼 왜, 일본은 culture를 문화 文化 라고 번역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당시 그들이 culture 란 말을 보고 이해한 책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Culture라는 말은 인류학과를 대학에 처음 만든 영국 인류학자, 에드워드 버넷 테일러 Edward B. Tylor에 의해 만들어진 말입니다.


그는 원시부족들을 보고, 인류는

원시-야만-문명으로 단계적으로 진화되며,

그 진화되는 것이 바로 Culture라고 명명하였습니다.

개인이 아니라 사회집단 전체가 그리 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보고 일본인들은 culture는 진화의  최종단계인 문명으로 가는 것이니, 그것의 방식은 글자를 배우는 것, 즉, 문화文化 라고 culture를 번역한 것입니다.


그로부터 130년 후, 지금, 저 이론이 맞아떨어졌는가요?

절대 아닙니다.

기후변화로 오히려 진보된 문명은

남미의 원시부족이라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에드워드 가 활동할 당시의

프랑스 인류학자들의

보고서가 최근에 공개되었는데요,


프랑스 인류학 팀이 방문한 어느 원시부족.


그들은  이웃집 여자 남자, 남편 아내,

서로 상관없이 동침을 합니다.


그 광경을 본 프랑스 인류학자가 그들의 야만성을 비꼬며,


"당신은 당신의 자식이 당신의 자식인 줄 어찌

확신하시오?

라고 물었습니다.


그 원시부족의 사내가 불쌍하다듯이 그를 쳐다봅니다.


"당신은 당신의 몸에서 나온 자식만 자식이라고

생각하는가?"


프랑스 인류학자는 순간 말문이 막히고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본국에 위 보고서를 보내지 않았다고 합니다.(못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입니다.)

이들을 원시와 야만이라고 규정한 프랑스 사회가 발칵 뒤집힐 것은 뻔한 데다,

본국에서 보내온 지원과 수입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당시의 인류학자들의 보고서들은 과장되거나 작위 된 것들도 꽤 많습니다. 그도 그럴

그 보고서들을 읽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요?  베스트셀러 가 반드시 좋은 책은 아니듯이요.)


사실,

이미 문화文化 란 말을 대처하거나 바꾸기는 힘듭니다.

그리고 그럴 이유도 없습니


과거 시티몽키라는 도시잡지 창간호의  편집주간을 맡고,

TV에서 잡지 창간에 대한 촬영을 나왔을 때,

담당 PD 이광록 씨가 물었습니


"왜 잡지 이름이 시티몽키죠?"


"저희가 원숭이로 돌아가거나, 원숭이처럼 살자는 게 아닙니다. 저희가 원숭이였다는 것을 잊지 말자는 겁니다."


이처럼, 문화 文化란 말을 바꾸고 대처하자는 게

아니라, 그 문화文化란 말이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잊지 말자는 것.


그래야.  우리가 우리의 생활을 우리 스스로가 존중

하는 문화文化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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