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 오늘도 나는
매일 아침마다 나는 주문을 외웠다.
"나는 잘 살고 있다."
주문[呪文]이라 함은 통상 "어떤 바람을 실현시킨다고 믿으며 외는 글귀(다음사전 인용)"이므로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반증이지만 뭐 어떤가, 누가 듣는 것도 아니고 누구도 모르는 일이니까.
웃고 싶지 않아도, 웃음이 나오지 않아도, 거울을 보며 연습했다. 연습했다.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는 일은 쉽지 않았다.
웃었다.
나를 무참히 조롱했던 그들에게 내가 아무런 걱정 없이 잘 살아가고 있다고 믿게 하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유치하지만, 그리고 그들은 나를 1도 신경 쓰고 있지 않았겠지만 아무튼 그때의 절박했던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일부러라도 웃는 행위는 내가 살고자 한 발버둥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까지 내가 판단하고 행동했던 것에 대한 기준이 그리 틀리지 않았다고 스스로에게 강요하는 것. 그러한 것들이 억지로 나를 웃는 얼굴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뭐 중요한가 싶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상황에 맞게 자신의 가치관을 자유자재로 바꾸기도 하는데 꽤나 순진했다)
내가 잘 살아가고 있음을
즐겁게 살아가고 있음을
그렇게라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웃는 자가 위너라는 말을 진심으로 간절히 믿어보고 싶었다.
씨익~
(궁서체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