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나는 무엇을 해야 하지?
사무실을 얻었지만 사무실에서 할 일이 별로 없었다.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모두 돈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목록을 적어 보았다.
1.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
2.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일
3.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는 일
4. 하고 싶지도 않고 할 수도 없는 일
네 번째 목록을 적으면서 '그냥 구색 맞추기 위한 문장' 같단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다시 생각했다.
'할 수도 없는 일'이란 것은 '어느 때의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걸까.
고작 1년전의 나는 1인출판사를 단 1도 생각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책 만들 장면만을 꿈꾸었다.
각자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내고 토론하고 만들어가는 책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그런 순진한 상상이나 하면서 말이다. 그때의 나는 1인출판사 운영이란 '내가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모든 상황과 조건은 변한다.
떠밀리듯 여기 도착했지만 작년의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뭐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건 아니지만 그냥 그렇다고 뻥치고 있는 중이니 이해해 주세요~
안그러면 내가 너무 불쌍하잖아요! ㅎㅎ)
범죄가 아닌 한 할 수 없는 일은 없다.
다만 하고 싶지 않았을 뿐.
무엇이든 해 보자!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이 당장 눈앞에 펼쳐졌으면 좋겠다는 그런 바람을 이렇게 길고 심각하게 말했을 뿐이에요. 그냥 뭐.. 그렇다구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