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아까워 빨래를 하고 운동화도 빤다.
건조기에서 말려 나오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자연 바람의 뽀송함을 난 좋아한다.
어릴 적
하얀 구름이 토끼모양, 솜사탕모양이면
엄마는 시골집 밭에서 넝쿨 사이에 숨어 있던 동그란 호박을 따서 송송 썰어 가을 햇살에 말리셨다.
딸은
출국 준비를 한다.
한국 봄학기와 다르게 외국대학에서 가을학기가 새 학기라 준비할게 많은 듯하다.
신입 학년이 아니라 기숙사 배정을 받지 못해 셰어하우스를 구하는 일도 한몫한다. 믿을만한 사이트에 들어가 몇 개월을 살건지 1년을 살건지, 학교 다니는 거리와 인턴 하는 회사의 교통편도 맞춰야 한다.
메일을 주고받으며 꼼꼼히 따져보고 집 상태는 영상통화를 하며 하나씩 체크 한 다음 에이전시를 통해 마음에 든 방을 계약했다.
1학년때는 기숙사를 배정받았는데 작년부터 각자 원룸이나 셰어하우스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안전이 제일 중요하고 다음은 트램이 잘 되어있는 곳을 1순위로 정하라 하고, 딸은 조금은 멀어도 월세가 저렴하고 교통편만 있으면 괜찮다는 쪽이었다. 딸은 발품 아닌 폰 품을 팔아 안전하고 그나마(코로나 이후 전 세계 집값이 오르고 전세나 월세도 덩달아 고공행진이라...) 저렴(?)한 집을 찾아냈다.
작년에 같은 과 유럽친구는 사이트를 톻해 방이 3개인 아파트를 친구 3명이서 계약을 했는데 도착한 나라 공항에서 연락이 안 되더니 결국에는 사기였단다. 며칠 동안 호텔에 묵으며 다시 방을 구했다는데 외국인 학생들을 상대로 그런 사기도 종종 있다 한다.
비자를 만들고 방을 구하고 환전을 하며 챙겨야 할 서류들을 이제는 혼자서 잘한다. 작년에 비하면 코로나 확인증 이런 것 없어서 훨씬 편해졌다고 좋아라 하면서...
햇살 좋은 날
딸이 가지고 갈 수건이랑 속옷들을 빨아 말린다.
이번 학기도 건강하게 잘 다녀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학기마다 보내는 딸의 짐을 준비하면서...
울~
엄마는
그 많은
혼수준비를 해서
(난 회사근무하느라 엄마 혼자서...)
시집가는 나를 어떤 마음으로 보내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