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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이디 Jul 11. 2023

사랑니_그 모든 감정들에 대해서

"엄마! 오늘 아빠도 함께 가는 것 맞지?"

"응~"

사랑니 발치하러 가는 딸은 만약을 위해 엄마, 아빠가 함께 대기 중이어야 한단다.

겁은 또 많아가지고..


사랑니를 뽑으면 한동안 잘 먹지 못한다는 SNS 글을 읽고

점심은 고기로 든든히 먹어야 한다고 야무지게 잘도 먹는다.




얼마 전 딸은 혼자서 미리 검사를 받고 오후 3시에 병원을 예약해 두었다.

어렸을 때 교정치료를 해서인지 사랑니 위치가 안 좋아 큰 병원에서 발치하라는 소견이 있었다.


병원에 들어서자..

딸은 '나중에 할까?, 그냥 지금 할까?' 하며 수선을 떨다가 차례가 되어 들어갔다.

마취를 하고는 긴장이 되었는지 조용해지더니 몇 분의 시간이 지나자 발치를 하고 나왔다.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잔뜩 솜을 물어 볼록해진 입으로 쉬지 않고 '사랑니 발치 과정'을 리얼하게 설명한다.


나는 지혈이 잘 되려면 차분하게 가만히 있으라 한다.

하지만 딸은 의사 쌤이 윗 사랑니는 두 번에, 아래 사랑니는 몇 번이나 쪼개어 힘들게 뽑은 과정과

발치 후 잇몸을 꿰맬 때 눈앞에 실이 왔다 갔다 하는데, 기분이 넘 이상했다는 이야기를 계속 해댄다.


'내 인생에서 아픈 치료는 더 이상 없을 거야' 하며 딸은 마음의 감정들을 달래기도 한다.


잠시 조용해진 차 안에서 딸은 노래를 틀어놓는다.


"세상에 이런 노래도 있어?"하고 묻는 나에게

딸은 "오늘을 위해 준비했지~" 하며 노래를 따라 부른다.


노랫말은 사랑니 발치하기 전의 떨리는 마음과 발치 후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노래들인데 사랑니에 관한 노래들이 여러 곡 있었다.



애써 끓여준 죽은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딸은 국물에 밥을 말아 조금씩 먹으며 약을 먹는다.

괜히 남편과 내가 좋아하지도 않은 죽을 다 먹어야 했다.ㅋ


그날 밤, 다음날 그리고 그다음 날까지

3일 정도는 얼굴 한쪽이 부어 있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부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잘 쉬어서인지 약 덕분인지 뽀얀 피부가 더 예뻐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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