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기
삶이란 때론 똑같은 하루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라서, 무심결에 다가온 권태에 사로잡혀 버리는 수가 있다. 즐겁거나 활기찬 자극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시간이 덧없이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월, 화, 수, 목, 금... 속절없이 반복하는 일상을 탈출하기란 까마득하고,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기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탈출구는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권태가 무서운 이유는, 성장하려는 욕구를 감퇴시키고 모든 노력이 무의미하다고 속삭이기 때문이다. 이 감정에 시달리는 동안, 우리가 목적지로 향하는 발걸음은 느려지게 마련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처방으로 내일 죽을 것처럼 살라는 조언이 있다. 물론 이것도 유효하다. 내게 주어진 삶이 얼마나 소중한 지 뼈져리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죽음을 기억하는 건, 우리를 잠재적인 환자로 만드는 것 같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난 오히려 반대로 말하고 싶다. 매일 다시 태어난 것처럼 살라고 말이다. 이러한 상상은 어른인 채로 타임루프에 빠진 것과 같다. 매일이 똑같고,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뻔히 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안에서 노력하고 성장한다. 더군다나 삶에 매진할 체력이나 지식도 충분하다.
흔히 성장을 체감하기가 힘든 이유는, 노력의 성과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만 정체돼 있는 것 같고,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거기다 참된 노력이 보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어떤 노력도 무의미하진 않다는 사실이다. 실패는 알게 모르게 다음 행동을 위한 자양분이 된다. 노력이란 토양은 차곡차곡 쌓여 성공을 향한 발판이 되어 준다. 또 성장은 더디지만 분명 어디론가 나아가는 중이다.
그러므로 우린 뭐가 됐든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 성장하는 고통을 견디기 위해 다시 태어난다고 매일 다짐해보자. 마치 삶을 산 적이 없는 것처럼. 어느샌가 무언가 새롭게 도전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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