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발리 우붓.
* 숙소 - 카욘 그랩 비용 140,100 rp/2인 (1인 6000원)
* 카욘 정글리조트 실버패스 [마이리얼트립 -한국에서 예약] 1인 약 37500원
* 카욘 리조트 추가 정산 비용(식비) 71,550 rp/2인 (1인 3070원)
* 카욘 - 숙소 그랩 비용 177,200 rp /2인 (1인 7600원)
* 코코마트 과일, 빵, 생수 59,014 rp /2인 (1인 2500원)
우붓 카욘 리조트의 데이 패스는 11시 입장이다. 11시~오후 5시까지.
우붓 시내에서는 꽤 거리가 있어서 10시 조금 넘어 리조트로 향했다.
어젯밤 공항에서 우리를 태워 준 기사는 매우 친절했지만, 우리에게 바투르 산 투어나 서부투어를 권하기도 했고, 오늘 우리가 카욘 리조트를 간다고 했더니 와츠앱 번호를 알려주었다.
짐을 풀고 바로 금액을 물어봤는데, 카욘에서 숙소 왕복 비용을 600K를 불렀다. 한화로 5만 원이 넘는, 그랩의 두 배가 넘는 가격에 돌아오는 시간도 미리 맞춰야 한다.
미안하지만 우리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니, 흥정이고 뭐고 곧 쿨하게 알겠다고 하시네. 그 기사는 우리가 묵는 숙소를 보고 쉽게 납득했을 거라고 차차가 말했다.
하루 숙박비가 50만 원인 카욘 리조트는 데이 트립으로 방문하고, 잠은 낡은 현지 숙소에서 자니까 틀린 말도 아니지. 그래도 우리가 묵은 숙소는 발리 느낌 물씬 나는 멋진 곳이었다.
점점 시골길이 나타나더니 논밭이 펼쳐지는데 어릴 때 본 할머니 집의 논과는 묘하게 다른 느낌... 도로보다 논이 좀 더 높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한국의 논은 길보다 조금 낮은 곳에 있어서, 길에서 바라보면 논에 고인 물속의 개구리나 거머리도 볼 수 있었는데.
40분 정도 걸려서 리조트 입구에 도착.
리조트 입구부터 직원들이 매우 친절. 어리바리한 우리를 안내해서 담당자에게 안내해 주었고, 결제 QR코드만 보여주면, 직원 한 사람이 전담으로 케어해 주는 시스템이었다. 실버 패스에 식사 및 음료 비용이 1인 300k가 포함되어 있는데, 중간중간 일부만 써도 되었다.
점심때 물을 주지 않아서 부탁했더니 1병을 드릴까요, 2병을 드릴까요? 하고 묻길래 당연히 공짜인 줄 알고 2병 달라고 했드만 물값을 따로 받고 있었다. ㅜㅠ
이후에 알게 되었지만, 발리는 물을 무료로 주지 않는 식당이 많다.
게다가 가격 외에 서비스 비용과 세금이 포함되어 16~22% 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가끔 이 비용이 포함된 가게들이 있었지만, 마사지 샵 조차도 추가 비용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덕분에 굳이 팁을 줄 필요가 없는 건 장점. 우린 마사지가 마음에 들 경우에만 소액의 팁을 드렸다.
발리 마사지는... 마사지사 나름이겠지만, 다른 동남아만큼 시원하진 않았던 것 같다.
피자는 소스도 그냥저냥에다 빵이 딱딱해서 맛이 없었다. 주문 실패다.
튀김은 생선으로 시켰는데 바삭하고 부드러워서 가장 먼저 먹었고, 나시고랭은 사테도 2개 포함되어 있었고 숙소에서 준 것보다는 훌륭했다. 그러나 엄청 맛집이라는 곳들 찾아가서 먹어봤으나, 솔직히 말해서 나시고랭의 맛은 여기저기 대충 비슷하였다. 바이럴에 속았어.
생각보다 리조트에 사람이 별로 없다. 우리가 오픈런해서 그런가 싶었지만, 오후 4시 반까지 실컷 놀았는데 다들 사진만 찍고 다른 곳으로 간 건지, 풀에는 사람이 몇 명 들어와 있지 않았다.
처음 들어가면 물이 꽤 차다. 그런데 엄청 맑다. 수영장이 있는 숙소들 중에 최고 맑은 것 같다. 롯데 호텔이나 신라도 이만큼 깨끗하진 않았는데.
수영 한 바퀴만 하면 전혀 차게 느껴지지 않는다.
수영장에서 한참 놀다가 우리 자리로 돌아오니 안디라는 직원이 우리에게 와서 한국인이냐고 묻는다.
우리가 누워 있던 선베드 왼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요가 수업을 하는 곳인데 자기는 그곳에서 일하고 있으며, 카욘 숙박객의 70~80%는 한국인, 대부분 신혼부부들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속사포처럼 빠르고 유창한 한국어로 '인생 짧아요. 지금을 즐겨요.' 라며 욜로 예찬을 하고 한참을 떠들었다. 자긴 돈이 별로 없지만 돈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고, 컴퓨터 앞에서 일만 하던 친구가 작년인가 31살에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오후에 요가 레슨하는 곳을 지나면서 보니 안디는 요가 선생님이 아니라, 열성적으로 한국인 요가 체험객들을 찍어주는 사람이었다. 포즈도 예술로 잡아주고, 정글이 보이는 통유리를 배경으로 환상적인 사진을 찍어준다.
안에서 수업하는 3명의 아가씨들은 한국인이었다. 숙박객은 무료 요가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았다.
한국에도 많은데 요가를 굳이 왜 발리 와서 하는가 싶었는데, 작품 사진을 찍어준다면 인스타에 올리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도 있을 법하다.
카욘 리조트 내에는 미술 전시를 해 둔 곳도 있었다.
내부에 직원도 없는 걸 보면 아무나 구경할 수 있는 듯. 전시실의 그림들은 다양했고, 각각의 작품들은 크기도 다르고 주제나 느낌도 상당히 달라 관람할 만했다. 다만 나는 수영복에서 물이 자꾸 뚝뚝 떨어져서 입구 쪽만 조금 보고 안쪽은 보질 못했다.
식사도 하고, 내부 탐사도 하고 나서 다시 풀장으로. 3층의 풀은 깊이가 70~80cm 밖에 되지 않아 거의 사진 찍기용이다. 3층 풀 바로 옆에는 골드 패스만 이용가능한 카바나가 있는데, 서양 커플들 몇몇은 종일 거기 누워서 먹고 놀고 풀에는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1층과 2층의 풀은 140cm 정도 깊이에 위에서 폭포처럼 떨어지는 물방울을 보면서 수영하기 좋다.
처음엔 두어 시간 놀고 식사하고 돌아갈까 했는데, 음식도 양이 많아서 다 먹지 못할 정도였고 물이 맑아서 계속 놀고 싶어 거의 클로즈타임까지 놀았다. 탈의실은 여러 칸인데, 샤워실이 하나뿐이라 샤워하는 게 조금 불편했다. 내가 씻는 동안 차차는 더 놀고 싶어 아쉽다며 풀 근처를 계속 서성였다.
종일 물놀이하고 놀았던 사람은 우리뿐인 거 같은데 그래도 떠날 땐 조금밖에 못 논 것 같은..
모든 직원들이 정말 친절했다. 돈 쓰면서 사용하는 영어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고들 하지만, 여기서는 다른 곳 보다 특별히 환대를 받는 느낌을 받았다.
돌아오는 길은 오전의 3배 이상,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 기사님은 친절했고 말이 많았지만, 말이 많은 기사들은 모두 영업을 진하게 하는군 ㅜㅜ. 그래도 이 분은 우붓에서 볼거리도 알려주셨고, 우붓 왕궁 말고 우붓 템플의 공연도 꽤 볼만하다고 했다. 차가 너무 막혀서 그 절 앞에서 한참 꼼짝을 못 하고 있었거든. 오후 시간부터 정체가 시작되어 밤 9시는 돼야 좀 풀린다고, 늘 이렇게 차가 많이 막힌다고 하였다. 그랩은 택시와 달리 거리에 따라 요금이 추가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마음 편하게 왔지만 왠지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템플 입구 계단 위로 천국의 문이랑 비슷한 입구가 보였다. 우리 둘 다 탄성을 지르며, 저기는 우붓에 머무는 동안 한 번 가보자 했다. 정교하고 화려한 문양들, 기괴하고 그로테스크한 조각들, 그 위에 자연스럽게 자라나 있는 이끼까지, 발리스러운 것들이 가장 매혹적이었고 우붓은 그런 장소들이 넘쳐났다.
마트의 두리안은 꽤 비쌌다. 잘라둔 것도 한화 15000원 정도? 망고는 종류가 너무 많아서 뭘 사야 할지 가늠이 잘 되지 않아, 잘라서 팩에 담아 둔 것을 하나 샀다. 과일은 과일 가게나 시장에서 사는 게 싸고 맛이 좋은데.
나는 망고 알레르기가 조금 있는 편이라 초코빵만 하나 샀는데, 코코마트는 m마트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지만 과일도 빵도 괜찮은 편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