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사원
Pura Dalem Temple

넷째날, 우붓

by 어제만난사람

* 피손 우붓 점심 319,900 rp/ 2인

* 그랩 57,700 /2인

* 달렘 사원 입장료 40,000 /2인

* 우정팔찌 3개 120,000 / 2인

* 코코 마트 21,500 / 2인

* 3 point spa 마사지 60분 330,000 / 2인



어제는 25000보를 걸었다. 많이 걷기도 했지만, 15분 정도 걷고 나면 온 몸에서 땀이 줄줄줄 흐르는 기분이다. 그늘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그렇게까지 덥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데, 조금만 움직이면 몸 안의 수분은 죄다 땀으로 빠져 나간다. 차차는 남편과 프랑스 여행 열흘간 아침에 나가서 밤까지 내내 대중교통으로 돌아다녔다며 여유있게 여행하는 거라는데, 내 체력 기준으론 이것도 너무 강행군이야..

스크린샷 2025-10-24 095617.png 사진 찍은 게 없어서 구글에서 가져옴. 11시에 가도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


숙소 바로 근처에 맛집이 있다해서 들어갔던 피손 우붓, 5분 정도 웨이팅 후 입장했다.

에어컨이 시원하고 음식이 깔끔했으나 차차가 검색해서 간 구글 맛집은 한국인이 절반은 되는 거 같다. 우리 바로 옆 테이블에도 30대 커플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차차가 추천 메뉴를 물어봐서 그들이 시킨 메뉴 중 '이건 맛이 없어요.' 라는 비추천 정보를 얻었다.


소고기가 들어간 샐러드와 다른 메뉴 뭔가 하나 더 시키고 아보카도 에스프레소 제로콜라를 시켰다.

옆 커플도 그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는데, 우리의 식후평도 비슷하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뭐 먹었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 직원들은 친절했고 토탈 금액이 3만원 정도가 나왔다. 세금 10% 에 서비스 차지가 7% 정도, 추가 비용이 거의 20%라서 환율 계산을 그냥 루피 금액에서 0 하나 떼고 원화로 계산하면 얼추 맞음.


첫날 카욘에서 돌아오는 길에 보았던 사원의 입구가 우리를 부르고 있지만,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달렘 사원까지 걸어갈 엄두가 안난다. 차차는 아마 걷자고 했으면 걸어갔을테지만, 내가 힘들어서 못 걷겠다고 징징대서 그랩을 탐.

사원 입장료가 1800원 정도 되는데, 사롱 대여료는 별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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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는 사자를 비롯한 조각들이 즐비해 있고, 문을 통과해서 안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의 조각상과 마주하게 된다. 처음에 차차와 나는 이 여인들이 어머니이고 자신의 아이를 안고 있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무시무시한 얼굴에 식인을 하고도 남을 길쭉한 송곳니, 그리고 발치에 있는 해골들, 이 여인은 모성의 흔적이라곤 찾을 수 없다.

그녀는 '랑다', 갓난 아이 제물을 가장 좋아하는 악의 화신이다.

랑다는 고대 자바어로 '과부'를 뜻하며, 파괴와 죽음, 레이약(Leyak, 악령)의 여왕, 혹은 힌두교에서 죽음과 파괴의 신으로 여겨지는 칼리와 동일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찾았지만, 다렘 사원은 죽음과 재생에 대한 사원이며, 차낭 사리가 아닌 차루를 공물로 받는 신을 위한 신전이었던 것이다. 악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악신을 달래기 위한 사원이며 죽음을 통한 변형과 재생에 대한 기원의 의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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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곳곳에는 기괴한 느낌의 조각들이 대부분이지만 인간의 형상인 조각상이 하나 있었는데, 이 조각상은 부드러운 표정이나 틀어올린 머리의 장식, 공물을 우아하게 쥐고 있는 손 등 다른 조각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아마도 죽음과 어둠에 균형을 맞추는 여신이거나, 파괴후의 재창조에 대한 상징으로 세워진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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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이나 통도사에 비하면 아담하지만, 우붓 왕궁 보다는 둘러 볼 거리가 있었다.

관광객도 많지 않고, 외국인 몇 팀만 둘러보고 있어서 천천히 관람하기 좋았는데, 아마도 죽음의 사원이라는 것도 고즈넉한 이유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사롱을 하나 더 둘렀을 뿐이지만 관람을 하다보면 엄청 덥다는 느낌이 든다.

돌아가는 길에는 우붓 중심가 쪽의 쇼핑몰들을 둘러보면서 천천히 내려갔는데, 함께 여행을 오지 못한 친구의 것까지 똑같은 모양의 팔찌를 하나 샀다.


진짜 진주냐고 물어보는 차차의 말에 당연하다는 듯 예스를 연발하던 가게 주인은, 개당 8000원을 부르던 팔찌를 4000원에 3개 팔고는 행복해 했다. 내가 보기에 그 주인장은 진주 옆의 작은 장식이 진짜 은이냐고 물어도 예스,예스라고 했을 거다.


팔찌를 사서 걸어오는 동안 차차는 진주를 깨물어 보고는 진주가 가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진주가 가짜인 걸 알았을 때 보다 나중에 스미냑 빌리지 안에서 똑같은 팔찌가 5개 100k에 판매하는 걸 알았을 때 더 아까워했다. 우리가 딱 두 배를 더 주고 산 것이다.

다른 물가는 잘 모르겠지만, 스미냑이 우붓보다는 팔찌 종류는 확실히 더 저렴했다.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폭우가 쏟아졌다. 비는 3시 전후로 쏟아지고 저녁이 되면 또 개는 날이 많았다.

오늘은 차차가 가져온 접이식 냄비로 라면으로 저녁.

방을 옮겼는데 어제보다 훨씬 넓고, 욕실에는 엄청 큰 욕조도 있었다. 여행 중 묵은 숙소 중 가장 비쌌고(1인 4만원), 가장 넓고 깨끗한 편이었으나 에어컨에서 소음이 좀 심했다. 전날 묵은 더 작은 방은 조용했던 걸 보면 에어컨이 약간 고장이 난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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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쉬고 근처에 있는 3 point spa 라는 곳에서 마사지를 받았다. 검색 전혀 안하고 그냥 가까워서 간 거였는데, 우리 둘 다 너무너무 별로여서 팁 안 주고 나왔다. 나와서 보니 구글 평점도 3.7 밖에 안되네. 발리 마사지가 그저 문질문질 대충 꾹꾹 누르는 건지, 마사지사가 형편 없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 주는데도 누르는 곳은 시원하다기 보다는 아프고, 근육이 풀어진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쇼핑 실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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