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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심메뉴고민 Nov 05. 2023

그대들은 어떻게 살것인가와 W

오랜만에 머리를 뭐로 한 대 맞은듯한 느낌이다.

최근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지막 작품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영화를 보았다.



나는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에 큰 관심이 없기도 했고, 그냥 "캐릭터들이 귀엽네" 정도로 존재 여부만 알던 사람이었다. 작화나 음악이 좋았다 정도?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지브리의 수장격이신 미야자키 하야오께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배경으로 삼고, 자신이 읽었던 작품 중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를 본 뒤, 심오하고도 난해한 내용과 줄거리에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결국 이 작품이 뭘 말하고자 하는건지, 주제는 무엇인지를 한번에 알지 못했거니와 무엇보다도 "재미"라는 요소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다소 징그러운(?) 작화가 나타나는 시점들이 간혹 있었어서, 기억에 남은것은 거부감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가 있을것이라 생각한 나는 영화를 본 후 며칠동안이나 고민해보았다. 그래서 결국 이 영화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것인가? 

나는 답을 내리지 못했지만, 결국 이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나는 이렇게 살았고,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당신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메시지를 던진다고 해석했다. 


나는 이 영화가 극한의 열린결말을 표방한다고 생각하는데, 영화 자체에는 주인공의 의사결정과 스토리상 결말이 분명 존재하지만 결론적으로 영화를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또 다른 생각을, 자신의 삶은 어떻게 살아갈것인가에 대한 사유를 하게 한 다는 점에서 "영화의 결말은 정해져 있지만 당신의 결말은 정해져 있지 않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의미를 준다고 본다. 나는 궁극적으로 이 영화의 모든 요소들에 뭔가 의미를 부여하면서 세밀하게 해석하기 보다는, 결국 큰 의미로서 감독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저런것이 아닐까 하는 수준에서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마치기로 했다. 


헌데 참 신기한것은, 다른 영화들은 시청 후 "재밌다", "무서웠다", "울컥했다" 등과 같이 나의 감정을 건드리고 끌어올리는 "소비"의 측면에서 다가오는데, 이 영화만큼은 감정을 건드리기보다 조금 더 직접적으로 생각을 더 하게끔 만든다는 측면에서 기존 영화들과는 다소 다르게 다가온다. 이것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지금 "삶"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생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영화였다. 굉장히 많이 난해하고 호불호도 강하긴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한 번쯤 볼만한 영화로 권할 것 같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생각을 안은 채 시골의사 박경철님의 어떤 강의 영상을 보았는데, 일련의 충격적인 자극에 이를 정리하는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강의는 아래와 같다.

https://youtu.be/vgQh-Hq7nBA?si=gsVpZpSZJfHvMFYe

마치 종목을 추천하는듯한 느낌의 썸네일이다..


위 영상을 보고 내가 정리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세상은 0.1%의 비범한 천재의 생각에 의해 움직이고, 0.9%의 실행력 있는 사람들의 도전에 의해 발전한다.

2. 0.1%는 어느 분야에나 존재한다.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의, 식, 주 뿐만아니라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나타난다.

3. 그리고 그 0.1%의 생각을 내가 할 수 없다면, 다른 누군가가 하는 그 생각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4. 그렇기 때문에 하루하루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5. 많은 이야기와 생각들을 들음으로써, 세상에 대한 통섭과 통찰, 직관을 키울 수 있다.

6. 그리고 이러한 경험들이 쌓임으로써, 10년, 20년, 30년 뒤의 세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7. 그렇게 되었을 때, 결국 나는 10년 뒤의 WWW는 무엇이며, 왜 그렇게 될 것인지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참 신기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영화를 보고 얼마 뒤 이러한 내용의 영상을 보게된것이 당연히 우연이고, 어떻게 보면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겠지만 집 회사를 반복하는 내 일상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다. 


0.9%가 되지 못하더라도 세상의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며 해상도를 높이고,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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