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제 안녕.

주관적이고 사적이고 사소한 이야기

by 김여름

미친년 널 뛰듯 봄이 왔다 가려나 보다. 꽃씨는 이토록 잔잔하게 허공을 날고, 할 일 없이 세숫대야만 한 그릇에 라면을 담아 먹는 소년을 보며 잘 먹네,라고, 창을 보며 좋네, 하고 중얼거린다. 꽃씨는 중력과 무관하게 무게감도 없이 무심히 하늘로 날고, 나는 코가 간지러워 문지르고 재채기하고 콧물 흘리며 생각한다. 내 년 봄 내 코에 민들레가 예쁘게 피겠네. 그럼 밖에 나가지 않아도 봄 냄새를 맡을 수 있겠지.

창문으로 봄바람이 펄럭. 라일락이 피겠네. 그리고 지겠지.

그새 라면을 다 먹은 소년은 딸기 케이크를 먹고 있다. 소년은 딸기를 품었네.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