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안 읽는데 글을 쓰라고?

글쓰기와 일에 관하여

by Alex the better


글쓰기는 자소설밖에 써본적이 없는데 그렇게 지긋지긋한 과정이 일과 관련있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독서도 마찬가지로 볼 수도 있다. 다들 '책, 읽어야지'라고 말만하지 읽지 않는다. 당장 회사에서 필요없으니까 혹은 스펙으로 쓸 수도 없으니까 등등 이유는 차고 넘치지만 어쨌든 글을 써도 관심있는 사람자체가 적을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글쓰기는 금방 드러내기 힘들지 몰라도 현대 사회에서 엄청난 자산이 될 수 있다.





한국 교육과정에도 글쓰기가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의 일기쓰기 부터 과학과목의 과학적 글쓰기까지 나름 다양하게 글쓰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공공교육의 전반에 걸쳐있는 글쓰기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입시 논술을 위한 것으로 바뀌어 간다. 물론 학생의 논리적 사고력과 자신의 논리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잘 쓰는가도 중요하다. 문제는 이렇게 입시를 위한 글쓰기가 정작 직업과 관련해서 자소설말고는 관계가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


입시준비는 한국 학생들에게 인생이 걸린 일로 생각되어지곤 한다. 하지만 길고 긴 일의 시작을 한번의 입시 시험과 글쓰기로 마무리되고 나면 허망하기만 하다. 정작 우리는 그 모든 교육에 왜 그렇게 긴 시간을 들였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이제 글쓰기가 너무나 중요한 수단이 되어가고 있다. 요즘 한국인이 가장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유튜브가 대표적인 예이다.


유튜브에서 한국인은 2위의 카카오톡나 3위의 네이버에서 보내는 시간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끝도 없이 올라오는 새로운 영상들은 알고리즘의 추천과 맞물려 나를 끝도 없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헤메게 만든다. 어떻게 유튜버들은 이렇게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걸까? 몇몇 유튜버가 이에 대해 답했는데 신기하게도 그 답변이 비슷했다. 바로 블로그를 쓰라는 거다.


블로그는 글로 콘텐츠를 만드니 결과물을 만들기가 영상을 만드는 것 만큼 힘들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러니 콘텐츠에 집중하기 좋고 빨리 콘텐츠 하나를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꾸준히 하면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콘텐츠 만드는 것을 많이 연습할 수 있다. 거기다 쌓아놓은 콘텐츠를 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에 올릴 수 있어 1타3피가 가능하다.


또 노인의학계의 권위자이자 푸시카트 문학상 후보에 4번이나 올랐던 루이즈 애런슨은 본인의 저서 '나이듦에 관하여'에서 글쓰기가 자신을 노인의학계에서 처음 인정받을 수 있게 해주었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글을 잘 쓰면 어떤 분야에서건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쉽고 빨리 인정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의 경우는 의학계에서 논문으로 주목을 끌었기 때문인 것도 클거라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예를 보면 원래 글을 잘쓰거나 콘텐츠를 잘 만드는 사람들만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의 어려움이나 재능에 대해 다른 이야기를 하는 전문가를 찾아보았다. 하버드에서 20년 이상 글쓰기 수업을 해온 바버라 베이그는 '하버드 글쓰기 강의'에서 글쓰기를 시작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을 제안한다. 그녀의 수업은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에 대해 갖고 있던 괴롭고 머리만 아픈 과제였다라는 과거를 잊고 말그대로 글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게 해주었다는 찬사를 듣는다.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한 그녀의 가르침은 지난 시간 학교에서 좋은 문장은 이런것이다, 혹은 구성을 기승전결로 쓰라던가 따위의 가르침은 잊고 매일 타이머를 맞추고 10분간 머리에 떠오르는 무언이건 써내려 가라고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처음에 그녀의 조언에 따라 해봤지만 10분이 그렇게 길수가 없었다. 그리고 매일 쓰는 것도 그렇게 쉬운게 아니었다. 하지만 브런치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거의 2, 3일에 한 개씩 글을 쓰고 있다. 이게 얼마나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떠오르는 대로 글을 쓰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거다. 그저 당신의 머리에 속에 뭔가를 끊임없이 넣어주기만 한다면 말이다.


10분간 아무생각없이 쓰는게 좋은 방법이라면서 무슨 소리냐고 할 것이다. 바버라의 방법이 아주 좋았지만 어려움이 없진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글을 쓰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이 없다는 점이었다. 어떤 때는 줄줄 써지던 글이 어떤 때는 전혀 써지지 않는다. 그런 일이 반복되고 쓰다 만 것들만 생겨났다. 그렇게 글쓰는 걸 포기하게 되던 중이던 어느날 해결책이 나타났다. 우연히 영어권 소설 작가들이 Writer's Block이라고 부르는 슬럼프에 관한 해결책을 읽게 된 것이다. 해결책은 다른 사람의 소설을 읽는 것이었다. 이 방법은 신기하게도 내게 엄청나게 효과가 있었다.


그 뒤로는 글을 쓰다 안되면 그냥 놔두고 다른 일을 한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컨텐츠 혹은 책, 저널, 영화, 드라마 등등 뭐든 다른 이들이 만든 걸 충분히 접하고 나면 신기하게도 다시 술술 써지는 것이다. 이때 주제나 매체는 전혀 관계가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쓰려는 글에 비교해서 너무 짧지 않은 거면 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글쓰기를 시작하는게 무슨 대단한 일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대단한 주제나 대서사시를 쓴 작가도 별거 아닌 것들을 기록하다 장대하고 위대한 스토리를 만들게 된 거지 위대한 작가로 태어나진 않는다는 거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으면 작은 엽서 안에 작은 꽃하나를 그리는 것으로 시작하자. 그렇게 쉬운 글쓰기에 익숙해지면 당신이 어떤 일을 하건 글쓰는 기술은 엄청난 것들을 안겨주는 마술상자가 될 수 있다. 일단 글쓰기는 당신이 아는 정보를 재구성하고 재창조하게 한다. 또한 그 와중에 상상력이라는 능력을 사용하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당신의 뇌를 창조적인 뇌로 바꿔준다. 그렇게 바뀌어 가다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이다.


이미 상당히 많은 유튜버들이 작가나 PD를 구하고 있다. 글쓰기를 해왔다면 이미 어느 정도 준비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한국 콘텐츠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고 있다. 즉 당신이 가진 문화적인 배경까지 아주 탄탄하단 말이다. 그리고 당신이 종사하는 산업군이 의사처럼 전문적인 지식을 요한다면 글쓰기는 당신을 비슷비슷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반짝이는 존재로 보이게 할 수도 있다.


요즘 마케팅은 무료 마케팅이 먼저 되어야 한다. 페이스북, 블로그 등에서는 글로 자신의 의견을 잘 설득할 수 있는 사람들이 탄탄한 네트워크를 만들수 있다. 한번 개인브랜드가 형성되어 네트워크가 생기고 나면 그 어떤 대기업도 부럽지 않을 힘을 가지게 된다. 왜냐하면 현대 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네트워크의 경제가 부수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공중파 방송사들이 달랑 카메라 한 대와 이어폰 마이크로 영상을 만드는 유튜버들보다 광고 수익이 낮아질 거라고 상상할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은 젊은이들 사이에선 '요즘 누가 TV를 보냐'고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 와중에도 글쓰기를 하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면 신뢰를 만들고 각종 미디어에서 개인의 채널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 그리고 글쓰기는 무엇보다 콘텐츠의 내용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글이 만들어지면 영상화는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옵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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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빠르게 움직이는 디지털 시대에 글쓰기 능력은 오히려 무엇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되었다. 거기에 디지털정보 사회는 누구나 정보에 쉽게 접근하게 하면서 오히려 지식산업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은 그게 지적 능력을 요구한다해도 빠르게 자동화나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만이 가지는 능력을 표현하는 길을 갖는 것은 아주 중요한 부가가치를 내것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인간만이 가졌던 지적 능력이 대체된다고 해서 기계나 소프트웨어가 인간으로 사고하고 느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 쓰는 글은 대부분 취업이나 비지니스 환경의 변화에 관한 글이 될 것 같다. 현재는 거기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만이 느끼고 생각하며 두려워하는 것들이 없다면 지금의 빠른 테크기술도 큰 시장을 만들 수는 없지 않을까? 당신이 가진 것 그 중에서도 가장 인간적인 것들을 표현할 방법이 글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게 됐건 그 수단을 꼭 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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