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목소리를 내지만, 모두가 그렇지 못한 현실과 대응법
현대자동차의 생산직 중심 노조에 반발해 사무직 노조가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MZ세대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의 임금협상 기준을 가지고 강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응해 임금이 올라가는 것 외에도 이들의 공통점이 분명하다는 걸 놓쳐선 안될 것 같다.
일단 이들 대부분이 사무직 중에서도 IT개발직이나 연구직 등의 강한 지적능력을 요구하는 직군이 중심이라는 것이다. MZ세대가 사무직에만 있는 것도 아닌데 다른 직군은 사무직이어도 이런 목소리의 구심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게 달리 보면 같은 세대 속에서도 목소리를 못 내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뜻할 수도 있다.
일례로 임금인상을 시작한 기업들을 보면 하나같이 IT기업들이다. 그 대열에 제조업이 강한 업체는 휴대폰이나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 외에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 제조업 현대자동차에서 이런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생산직 노동자의 대표적인 목소리였던 현대차 노조외에 사무직 노조가 따로 만들어진다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확실히 IT 개발자의 시대인 것 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 정도가 아니다. 현재 줄어드는 일자리들에 비해 훨씬 빠르게 성장하는 직군들이 있다. 이런 직군들의 공통점이 요구학력의 상향으로 대부분이 석박사 이상이다. 그 속도도 상당히 빠른데 코로나로 IT 환경이 중요시되며 개발자 수요가 눈에 띄게 된 것뿐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급격한 변화 뒤에 강한 목소리는커녕 존재 초자 찾지 않는 MZ세대는 없을까? 모두가 IT 직군이나 대기업에 취업한 건 아니니까 말이다. MZ세대뿐만 아니라 취업자의 88%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으니 상당히 많은 직장인들이 요즘 임금인상과 별 상관이 없을 수 있다. 그리고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평균 임금은 50% 밖에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일부 직군과 기업에 속한 MZ세대와 다른 MZ세대들이 이대로 계속 시간을 보내고 중장년이 되었을 때이다. 같은 세대의 잘 난 몇몇은 임금을 올리고 사회적 목소리를 키우지만 그런 그룹에 들지 않는 약자들은 자신의 세대가 내는 목소리를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며 오랜 세월을 보낼 수 있다. 그러다 몇십 년이 지난 후 우린 버려졌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게 될 것이다. 지지난 미 대선에서 트럼프를 찍었던 미국의 중년 백인 남성들이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구호를 자신의 인생을 나아지게 할 주문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 일어난 일은 코로나로 기본적인 생활조차 위협받을 때 자신을 지켜줄 제대로 된 사회보장제도가 없는 현실이었다. 그런데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개념이 약하거나 없어 정작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이 '미국의 위대함'이 아니라 '소득 재분배'나 '직무 재교육' 같은 거라는 건 몰라서 찾을 수도 요구할 수도 없었다. 이들보다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진 더 젊은 세대는 실상 더 많은 사회보장제도를 요구하는 것과는 대조된다.
결국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나 자신을 지킬 사회적 제도에 대한 인식 등 모든 것은 교육과 결부된다. 그것도 이제는 학교에 있는 동안의 교육으로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뒤떨어지게 되니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다. 늦게라도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 우리가 정작 지향해야 할 것은 입시나 취업을 위한 일회성 교육이 아니라 지속적 학습과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적응력도 결국 더 나은 방법을 찾는 노력과 결부되고 지적인 활동에 해당한다. 아예 지적 활동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믿거나 그냥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상대적 임금이 낮아지는 정도가 아니라 양극화의 극단적 하단으로 계속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선진국들 중에서도 양극화가 심한 미국을 보면 이게 얼마나 나빠질지 예상해볼 수 있다. 미국의 일부 주나 도시에서는 최저임금이 15달러 정도인곳도 있지만 지역에 따라 겨우 8달러를 받고 일하는 노동자도 흔하다. 그런 이들은 낮은 주급으로 매주 의식주를 가까스로 해결하고 산다. 하루살이와 다를 바 없는 생활에 여유자금이 있을 리 없으니 내일을 위한 저축은 상상할 수도 없다. 통계상 유럽만 해도 임금에서 필수적인 생활비가 60% 정도 들어서 여유자금이 40%인데 반해 한국은 60%의 여유자금이 남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수치를 보면 한국의 양극화 정도는 아직 시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차이가 벌어지는 속도를 봐선 이 마저도 앞으로는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해외 선진국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주택 입구에 던져놓은 택배 물건들을 보며 한국의 치안에 놀라기도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쇼핑을 많이 하는지에 또 한 번 놀란다. 이런데 한국인들은 계층 간 사다리가 사라진다거나 취업이 힘들어지는 것만 걱정하지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건 잘 모르는 것 같다. 다행히 현재의 기술발전은 이 기술들을 일반인이 상당히 빠르게 이용할 수 있게 해 준다. 어떻게 보면 빠른 기술 확대가 적응력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겠다. Facebook, Instagram, Youtube, 틱톡 등등 이미 많이들 이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요즘 핫하다는 메타버스까지. 우리는 이런 플랫폼들을 통해 일반인들이 어떻게 개인 경제에 이용하는지 많이 봐왔다. 그리고 그 모든 플랫폼을 관통하는 것이 딱 하나 바로 콘텐츠 유통이다.
사실 현재 가장 강력한 글로벌 대기업들의 경제 유인은 콘텐츠로 시작해서 콘텐츠로 끝난다고 해서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 올리고 공유하고 싶은 생각을 글로 올리고, 영상을 올리고 끝도 없이 콘텐츠를 네트워크에 올린다. 위의 예에서는 뺏지만 Netflix조차 콘텐츠를 통해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평가는 듣는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텍스트, 사진, 영상, 사운드, 게임들을 개인이 너무나 쉽게 네트워크를 만들고 스스로 확장되어가도록 하는 것이 IT 공룡들의 돈을 버는 방식이다. 콘텐츠가 주 상품이 아닌 애플조차 콘텐츠 유통에 지배력 확보를 위해 애플 TV를 만들 정도이니 더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이러니 바로 당신같은 일반인들이 거대 IT기업들의 소비자이자 최고의 파트너인 셈이다.
그런데 이 모든 콘텐츠를 만든 능력은 무엇일까? 그건 단순히 새로운 앱을 설치하고 이용하는 적극성 정도에서 제대로 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지식 및 지적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초창기를 지나 성숙기를 보내고 있는 유튜브를 볼 때 초반 자극적인 채널들이 많이 도태되고 살아남는 콘텐츠들은 특히 질적으로 안정 적이며 가볍지 않은 것들도 많다. 지식과 재미를 적절히 섞거나 전문적인 리뷰를 쉽게 전달하는 채널들은 지속적인 학습능력이 얼마나 유용한지 역설한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콘텐츠를 만드는 것보다 접근이 쉬운 금융지식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당연히 금융공부가 필요하고 이마저도 유튜브를 통해 너무나 쉽게 얻을 수 있다. 요즘 주식시장이 과열되며 영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거품이 걱정된다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영국의 경우만 봐도 금융자산은 노후의 큰 자산이 되어 정부의 노년층 복지재정을 많이 줄여주기 때문에 영국 정부에서는 금융교육을 정규교율과정에도 많이 넣어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연금형 주식투자로 빈약한 사회안전망 속에서도 노후에 부를 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꼭 끝도 없이 변하는 데다 다양한 방법이 있는 플랫폼은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금융 하나만 파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게 늘린 금융지식을 플랫폼에서 사람들에게 알려주다 컨설팅을 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나 금융지식으로 자산을 늘리는 것 모두 그다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단지 지금 트렌드로만 보고 나도 한번 해볼까 하고 시작한게 운이 좋아 성공한다는 것은 잘못된 이해이다. 이 모든 것을 하는 능력의 본질이 새로운 지식을 늘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유용하게 만들 '지속적'이고 현실적인 학습이라는 걸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식이나 창의력이 바로 돈이 되는 시대지만 정보를 재구성하고 융합하여 퀄리티를 만들 학습능력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 시대의 학습의 가장 다른 점이기도 하다. 너무나 쓰기 쉬운 툴들이 많이 있지만 그것들의 코어가 결국 자가학습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은 '유튜브가 이미 레드오션이라 안된다'는 말만 하게 된다. 실상은 작년에도 올해도 유튜브 이용자는 늘기만 하고 다른 매체의 이용시간은 줄어들고 있는데 말이다.
콘텐츠 플랫폼도 급격하게 성장하는 기간이 갈수록 짧아지며 자극적이기만 콘텐츠들은 빠르게 도태되었다. 전성기 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좋아요 중독'으로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 지금은 시스템에 변화도 주었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이 그런 즉각적 자극에 더 이상 크게 반응하지 않게 되었다는 걸 명심하라. 또 한국에서 대히트를 친 유튜브 채널들도 처음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많았지만 지금은 상당수가 도태되거나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조회수의 급격한 감소를 겪어야 했고 회복되지도 않고 있다. 그런데 그때부터 살아남았거나 요즘 만들어지는 채널들은 기본적인 퀄리티나 제공하는 콘텐츠의 종류가 완전히 다르다.
이렇게 현실을 관찰하고 도구가 어떻게 이용되는지를 배우는 학습에 관심이 없으면 가치의 지속성을 만들 수 없고 결국 살아남지 못하는 상황 변화를 놓치게 되니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저 사람들에게 지식을 잘 전달하는 것만으로 돈을 버는데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길은 보지 않고 단기간 큰 이슈만 보는 건 학습이 아니란 말이다.
또 이런 것들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 기업현장에서는 더 어필할 수 있는 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잘 알려지고 많이 이용하는 이 모든 것들을 실재 업무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사무실에 몇이나 되는가? 그리고 방법을 알더라도 제대로 공부하고 이용할 지식을 갖춘 사람은 얼마나 될지 주변을 찾아보라.
취업을 하건 이미 했건 지속적인 학습과 실재 이용을 통해 활용능력을 키운 사람에게는 훨씬 많은 길이 있다. 또 언제까지 직장을 다닐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앞의 예시가 아닌 지금 자신의 일과 관련되어 정보기술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적응법이라도 찾아 공부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힘든 점들은 운동을 해서 체력을 올리고 시간을 확보할 방법을 찾는 등의 노력이 될 것이다. 결국 찾고 공부하고 현실적인 이용방법을 실행하는 것 등을 포함한 학습을 생활화하기 위해 시간과 체력까지 만들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현재 직장을 옮기는 길을 찾아야 할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이 이런 학습을 도무지 할 수 없을 정도로 일을 시킨다면 당신의 미래는 물론 건강도 해칠 것이기 때문이다. 또 MZ세대는 그런 문제점도 너무나 잘 파악한다. 직원의 미래를 없애는 기업은 이제 더 빠르게 사라질 것이다. 그러면 사회적으로는 나쁜 일자리조차 사라져 총 일자리수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시작될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벤처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누구도 다른 이들의 현실은 잘 모른다. 하지만 이 글의 초반에 언급했듯 직장과 임금의 양극화는 당분간 가속될 것이다. 이런 가속화의 해결책은 쉽게 떠오르지 않을 것이고 이는 준비되지 않은 개인에게는 점점 더 가혹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도태되는 계층은 항상 생겨난다. 하지만 현재 한국인들은 개인적으로 이를 최소화시킬 역량이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표지 Photo by Susan Q Yin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