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0일. 추석을 하루 지나고 부모님 집에서 다시 서울로 향하는 기차 안.
오전 내내 흐렸던 하늘에 점점 햇살이 번지며 산뜻하게 맑아졌다.
학창시절엔 늘 떠나고 싶었던 고향인데, 명절이나 주말에 잠깐 만나는 고향이 점점 애틋해지는 요즘이다.
햇살에도 사라지지 않은 구름들이 하늘에 둥둥 떠있다. 구름은 가끔 비오는 날 엄마가 만들어주던 뭉툭뭉툭한 수제비를 닮았다. 엄마의 수제비는 얇고 야들야들한 맛집 수제비와 달랐다. 반죽을 조금 뜯은 뒤 손으로 한번 뭉쳐 밀가루로 만든 커다란 미더덕 모양이었다.
집을 나설때면 내가 사라지는 뒷모습을 오래도록 마당에 서서 바라보던 엄마가 언제부턴가 달라졌다. 잘 가라고 손을 두어번 흔들어주고는 쌩하니 집으로 들어간다. 고향이 점점 애틋해지는 마음을 숨기고 싶은 나처럼 엄마 역시 조금 더 오래 딸을 보고 싶은 마음을 숨기는 것일 테다.
뭉툭뭉툭 엄마의 수제비를 닮은 구름은 내가 무사히 도착하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일까, 고향집으로 향하던 연휴의 시작이 그리운 나의 마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