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칼라 미국 이민자의 삶

4. 대학원을 준비할때 꼭 고려해야 할 점 III

*아래의 내용은 나와 내 주변의 단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며,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학계"와 거리가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돌아보니,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제야 보이고, 그때는 이해되지 않던 것들이 비로소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만약 그 시절, 지금의 관점으로 주변을 바라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에 이런 비교를 하게 되었다.


학계는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가 작동하는 작은 사회다. 교수님들은 마치 학교라는 지주회사에서 자회사를 운영하는 기업인과 같고, 각 교수님의 성향과 경영 방식에 따라 연구실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걸어가야 할 길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에 연구 주제나 연구 기회의 중요성은 물론이지만, 지도교수님의 성향을 잘 이해하고 연구실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2. 이상적인 교과서적 교수님 vs 대외적으로 유명한 교수님


여기서 말하는 "이상적인 교과서적 교수님"이란, 학생들이 본인의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 업무나 교수님 이름으로 들어오는 저널 심사(peer review), 연구 제안서 심사(proposal review), 교수님 발표 자료 준비, 과제 관리 등과 같은 연구 외적인 일을 맡기지 않는 분이다. 또한, 연구 배경과 이론에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학생들과의 토론에 항상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 주는 교수님을 의미한다.

반면, "대외적으로 유명한 교수님"은 모든 학회 활동에 활발히 참여하며, 여러 명예직 직함을 갖고 있거나 여러 대형 연구 과제를 동시에 관리 및 참여하는 교수님을 뜻한다.

두 유형의 교수님은 각기 다른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으며, 내가 어떤 위치(대학원생, 포닥, 연구원 등)을 맡고 있는지에 따라 이 장단점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이상적인 교과서적 교수님은 대체로 대학원생들에게 "천사 같은 교수님"으로 불린다. 이들은 항상 학생들의 연구에 관심을 가져주고, 빠른 피드백과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어 연구 흐름의 끊김 없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실은 대개 재정적으로 여유롭지 못하거나, 설령 교수님이 해당 분야에서 유명하다 하더라도 정치적 영향력이 약한 경우가 많다.

이런 연구실에서는 교수님이 따온 연구 과제를 통해 연구를 시작하는 대학원생의 경우, 자신의 연구 성과가 충분히 나와야 학회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포닥을 지원하거나 논문을 출판할 때, 교수님의 네트워크나 정치적 영향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연구비를 따로 확보한 포닥이라면 연구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으며, 교수님의 빠르고 세밀한 피드백 덕분에 높은 연구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 유명한 교수님의 연구실은 재정적으로 풍요로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포스터 발표 만으로도 여러 유명 학회 혹은 참가비가 높은 학회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그러나 교수님이 여러 학회 활동에 바쁘기 때문에 자주 자리를 비워 연구 피드백이 늦거나 본인의 연구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여유로운 연구실 환경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장점이 될 수 있으나, 연구의 흐름이 끊기거나 방향이 엉뚱하게 흘러가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으로 유명한 교수님은 "정치적 파워 버프"가 크다. 논문 심사 시 교수님의 네트워크로 긍정적인 리뷰를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졸업 후 취업 과정에서도 교수님의 신임을 얻으면 경쟁자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다만, 포닥의 경우 이 버프의 효과는 대학원생 때보다 다소 약하다. 예를 들어, 교수직 지원 후보 추천 요청이 들어올 경우, 해당 교수님은 현재 연구실 소속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연구 활동 중인 자신의 제자를 추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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