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적정 연봉과 연봉에 맞추는 삶
싱글일 때와 달리, 가족을 이루고 살기 시작하면 연봉은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니다. 집도, 생활비도 더 이상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고, 연봉은 나뿐만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까지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따라서 적정한 연봉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연봉에 맞는 삶을 설계해 나가야 한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30대 중반까지 나는 연봉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원하는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돈도 따라올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아마도 어릴 때부터 들어온 가정교육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먹고사는 걱정을 하다 보면 큰일을 하지 못한다."라는 아버지의 철학은 나에게 돈을 좇는 것이 명예롭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결국, 원하는 일과 돈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마흔을 앞두고서야 뼈저리게 느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해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면 그 일조차 싫어질 수 있음을, 이전 직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적정 연봉에 대한 권리와, 그 연봉에 맞는 생활 예산(집값, 고정비, 자녀 교육비 등)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경력에 맞는 직업을 구하면, 괜찮은 회사라면 적정 연봉 범위 내에서 협상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처음에는 연봉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았고, 회사가 제시하는 조건을 믿는 편이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스카우트되어 간 첫 직장에서 1년 만에 정리해고를 당한 후, 두 번째 직장은 나를 인정해 주면서 연구 환경이 더 갖춰진 곳이길 원했다. 결국 규모는 작지만 연구 중심의 회사를 선택했다.
그러나 연봉 협상 과정에서 회사는 여러 이유를 대며 연봉을 낮추려 했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NC)는 캘리포니아(CA)보다 집값과 생활 물가가 저렴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물론 CA와 비교하면 NC의 집값과 기름값은 약 30~40% 저렴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연봉도 30% 줄여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CA에서 적당한 인프라가 갖춰진 동네에 살았다면, NC에서도 비슷한 환경을 찾기 위해서는 집값 차이가 크지 않았다. 또한, 몬테소리 유치원 학비 역시 CA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결국 "생활 물가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연봉이 낮게 책정되었고, 대신 6개월마다 인상한다는 조건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니 거주 지역에 따라 생활비 차이가 컸다. 더군다나 한식을 주로 해 먹는 입장에서 보면, NC의 식료품 가격이 오히려 CA보다 비쌌다.
무엇보다, CA에서는 대학원 졸업장만 있으면 배터리 관련 일자리가 많아 맞벌이가 가능했지만, NC에서는 그런 기회가 적어 외벌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 달 월급을 받고 나니, 집값과 고정 생활비(전기·가스·인터넷), 아이 학비 등을 제외하고 생활비로 남은 돈이 겨우 $90이었다.
그제야 나는 ‘적정 연봉’이란 단순히 연봉 숫자가 아니라, 실제 생활비와 직결된 현실적인 문제라는 걸 깨달았다.
1. 연봉 정보 사이트 활용
Glassdoor, Salary.com, Indeed 등을 통해 원하는 직군의 평균 연봉 범위를 파악한다.
2. 헤드헌터와 상담
채용 과정에서 리크루터와 대화할 기회가 있을 때, 내 경력을 반영한 적정 연봉을 확인한다. 1번에서 얻은 정보와 비교해 나의 시장 가치를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지인에게 실제 연봉 범위를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생활비를 기준으로 연봉 협상
본인이 살고자 하는 지역의 집값, 생활 물가 등을 고려해 연봉이 충분한지 평가하고 협상에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