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칼라 이민자의 삶

6. 적정 연봉과 연봉에 맞추는 삶

2.연봉에 맞는 생활 예산- 내가 원하는 삶을 유지하려면 얼마를 벌어야 할까?


아무리 연봉을 조사하고 회사와 협상을 해도, 현실적으로 내가 원하는 만큼의 연봉을 받기는 쉽지 않다. 결국,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생활 수준을 맞춰야 하는데, 그렇다면 연봉에 맞춰 생활 수준을 조절해야 할까, 아니면 내가 원하는 삶을 기준으로 필요한 연봉을 계산해야 할까? 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이 결코, 여유롭게 즐기면서 살고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봉에 맞춰 내 삶을 낮추는 것도 너무 싫었다. 그렇기에, 현재 영위하는 삶과 앞으로 살고 싶은 삶을 살기위해 필요한 연봉이 얼마인지 고민하게 되었고, 내가 고민했던 과정을 같이 공유해 보려 한다.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과 현실

일반적으로 월세는 세전 연봉의 1/3 이하로 맞추는 것이 재정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여러 지역에서 집을 구해본 경험에 따르면, 이 기준이 항상 현실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싱글일 때는 이 조건이 터무니없다고 느껴졌다. 대학원생이나 포닥 시절에는 월급도 매우 낮았지만, 월세의 절반 정도만 부담해도 생활에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이 생기고, 특히 아이 교육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 되면서 보험료, 교육비, 공과금 등의 부담이 커졌고, 주거비를 연봉의 1/3로 맞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한 기준이라는 점을 실감하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비용과 경제적 충격

그러나 단순히 주거비를 조정한다고 해서 모든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예상치 못했던 정리해고로 인해 남편이 6개월간 외벌이를 하게 되었고, 이 시기에야 비로소 월급의 1/3을 월세로 제한하는 원칙이 왜 중요한지 피부로 와닿았다.

남편의 월급으로는 월세와 인터넷, 휴대폰 요금, 전기·가스비, 자동차·의료보험 등 각종 고정비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었고, 아이의 교육비와 생활비는 결국 적자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이사할 때는 나의 수입에 맞춰 월세를 세전 연봉의 30% 이하로 맞추려 했다.

그러나 계산 착오가 있었다. 미국에서 비싸다고 알려진 사립 유치원의 교육비가 월세와 맞먹었고, 생활 물가는 예상보다 높았다. 결국 캘리포니아에서의 마이너스 생활이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반복되었고, 경제적 부담의 주체만 남편에서 나로 바뀌었을 뿐이었다.


생활비 분석을 통한 적정 연봉 고민

이런 경험을 통해, 단순히 연봉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을 유지하려면 얼마를 벌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이를 위해 최근 거주했던 캘리포니아(얼바인)와 노스캐롤라이나(그린스보로)에서의 생활비를 비교해보았다. 얼바인은 미국에서도 생활비가 높은 지역 중 하나이고, 그린스보로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지역이므로, 두 지역의 비교를 통해 어느 정도의 연봉이 필요할지 가늠할 수 있다.


얼바인 생활비

주거비: 단독주택 (3-4베드룸) $4000$5000 / 아파트 (2베드룸) $3000 ± $500

기름값: $4~$6 per gallon (2021~2023년 기준)

식비: 외식 시 3인 가족 기준 한 끼 $100 수준

보험 및 공과금: 자동차·의료보험, 유틸리티 포함 월 $1500 이상

그린스보로 생활비

주거비: 단독주택 (3-4베드룸) $2000-$3000 / 아파트 (2베드룸) $1500 ± $300

기름값: $3~$4 per gallon

식비: 외식 시 3인 가족 기준 한 끼 $60 수준

보험 및 공과금: 월 $1000 내외

두 지역을 비교해보면 주거비는 상당히 차이가 나지만, 식비와 기타 생활비는 예상보다 큰 차이가 없었다. 즉, 단순히 월세만 조정한다고 해서 생활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생활 예산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연봉이 아닌, 삶의 기준을 먼저 정해야 한다

내 결론은 이렇다. 나는 이전 회사를 스스로 퇴사하고, 가장 먼저 "최소한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를 고민했다. 그리고 그에 맞는 연봉을 설정했다. 그렇게 하니 내가 원하는 최소한의 기준이 분명해졌다.

이 기준은 나에게 다음 직장을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점이 되었고, 일을 하면서도 마이너스의 삶을 피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 주었다. 더 나아가, 앞으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겼다.

이번 경험을 통해 아버지의 말, "먹고사는 걱정을 하다 보면 큰일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를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이제는 눈 앞의 주어진 연봉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의 기준을 먼저 정하고, 그에 도달할 수 있는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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