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칼라 이민자의 삶

번외 : 종종 찾아오는 버닝 아웃

이민자가 되고 난 후, 가장 힘든 점 중 하나는 고립감이다.

특히 2~3년 주기로 새로운 주, 새로운 환경으로 계속 이주하다 보면
어느 순간, 주변 사회와 단절된 느낌이 크게 다가올 때가 많다.
일에서 잠시 쉬고 있을 때, 또는 요즘처럼 리모트로 일하고 있을 때는 더 그렇다.

그래도 지난 1년 동안은 자진 퇴사, 이직, 그리고 새로운 곳으로의 이사까지—
끊임없는 긴장의 연속 속에서 하루하루를 무사히 버텨낸 것만으로도
스스로에게 안도감을 느끼며 지내왔다.


그런데 막상 새로운 곳에 무사히 안착하고 나니,
긴장감이 풀리는 순간, 그동안 잠잠했던 고립감이 몰려왔다.


한국에서 지낼 때나,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있을 때는
어딘가에 속해 있고,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회 속의 나’라는 느낌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이민 생활이 길어지고, 이주가 반복되면서
나는 점점 세상 속의 '점'처럼
가끔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은 채 존재하는 듯한 깊은 고립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마 긴장 속에서 살던 그 시간들 속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이 고립감을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자투리 시간이라도 이용해 브런치를 시작했고,
이렇게라도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어제도, 오늘도 고립감이 너무 크게 느껴져
오전 내내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보며
내가 숨을 수 있는 동굴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는 아이의 보챔과,
‘매주 금요일 한 편씩’ 올리기로 다짐한 이 브런치 덕분에—
오늘도 이렇게, 조금은 힘을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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