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II - 주마다 너무 다른 미국생활
나의 이사는 늘 어디에 살 것인가를 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학생 때는 이 과정이 매우 간단했다. 학교 캠퍼스가 있는 도시로 이사를 가야 했고, Stipend(장학금/연구비)으로 감당할 수 있는 집도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 중, 내가 설정한 예산과 선호도에 맞는 곳을 찾으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고, 학교가 아닌 회사 때문에 새로운 곳에 정착해야 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집을 고르는 과정도 훨씬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학생일 때는 혼자였기 때문에 짐도 간단했다. 그러나 가족 단위로,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는 짐들은 이사 비용을 크게 늘렸고, 아이가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는 전학 문제까지 고려해야 했다. 한 번 정착하면 쉽게 움직일 수 없기에, 집 선택의 중요성은 훨씬 더 커졌다.
솔직히 말하면, 나의 이사들이 항상 성공적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큰 문제나 스트레스 없이 새로운 곳에 정착해왔고,
매번 이전 이사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조금씩 보완해 나가며 만족도를 높여왔기에, 그 과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 안에서 구나 동을 고르는 과정과 비슷하다.
다만, 미국은 워낙 땅이 넓기 때문에, 같은 도시 안에서도 주거환경, 집값, 주변 인프라가 크게 다를 수 있다.
내 첫 번째 과정은 Google 검색으로 시작된다.
예를 들면,
"Best place for living in Knoxville"
"Best neighborhoods in Knoxville for families"
같은 키워드로 어떤 타운이 좋은지 정보를 수집하고, 리스트를 만든다. 이후 직장과의 거리, 아이가 다닐 학교 평점, 범죄율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매긴다.
내 개인 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출퇴근 30분 이내
좋은 공립 학군
높은 안전도
아이의 학교는 greatschools.org나 각 도시의 교육청 사이트(예: Knox County School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greatschools.org에서는 학교 평가 점수도 참고할 수 있다.
neighborhoodscout.com 역시 학군 중심으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범죄율은 spotcrime.com이나 adt.com/crime 같은 웹사이트를 통해 조사했다.
특히 살인, 총기 사고, 강도처럼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범죄율이 높은 지역은 후보지에서 제외했다.
후보지를 1~2개로 압축한 다음, Zillow나 Apartment.com을 통해 원하는 가격대의 집이나 아파트를 찾기 시작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팁!
바쁘더라도 꼭 2박 3일 일정을 내어 직접 가서 집을 둘러보고 계약해야 한다.
내 경험상, 좋은 집은 인터넷에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Zillow나 Apartment.com에서 괜찮아 보이는 집들을 사전에 정리해두고, 현장에서 집 투어를 하면서 인터넷에 올라오지 않은 매물도 찾아야 한다.
아파트의 경우, 같은 단지 안에서도 유닛마다 프로모션, 구조, 렌트비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유닛을 둘러보며 조건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
공통적으로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사항들:
채광: 햇빛이 잘 들어오는지 확인한다. (집의 분위기뿐 아니라 습기, 곰팡이 발생에도 영향을 준다.)
AC/Heater 위치: 특히 복층 구조일 경우, 히터가 윗층 바닥 카펫에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아이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
수도 세기: 부엌과 욕실에서 꼭 수압을 테스트해본다.
주변 정원의 관리 상태: 관리되지 않은 정원은 벌레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를 볼 때:
프로모션(할인 혜택) 여부를 반드시 문의한다.(예: 첫 달 렌트 무료, Application Fee 할인, Security Deposit 감면 등)
비슷한 매니지먼트 회사의 다른 아파트 단지도 함께 살펴본다.(마음에 드는 단지가 비싸거나 오래됐을 경우, 같은 회사의 다른 단지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집을 볼 때:
부동산 중개 에이전시의 평판을 반드시 확인한다. (렌트할 경우, 집주인보다 중개 에이전시와 수리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가 많다.)
웹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매물이 있는지 문의한다. (보통 이런 매물들이 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월세 계약을 보통 1년 단위로 한다.
그리고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고 중도 해지할 경우,2개월치 월세,6개월치 월세 혹은 남은 계약 기간 전체의 월세 지불해야 할 수 있다. 아파트마다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계약서의 Break Lease 조항을 반드시 물어봐야 한다.
나의 경우, 코로나 시기에는 아파트 투어 자체가 불가능했고, 얼바인에서 그린스보로로 이사할 때는 거리가 너무 멀어 사진만 보고 계약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한 번은 카펫 알러지를 얻었고, 또 다른 한 번은 나 포함 가족 모두가 습진과 피부 발진을 겪었다.
집은 반드시 직접 보고, 발로 뛰며 확인해야 한다.
사진과 실제는 정말 다를 수 있다.
Google 검색으로 후보지 조사
학교/범죄율/출퇴근 거리 기준으로 좁히기
Zillow, Apartment.com으로 사전 조사
반드시 현장 방문
꼼꼼한 계약 조건 확인
이 흐름을 거치면, 새로운 곳에서도 훨씬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