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칼라 이민자의 삶 - 미국의 취업길...
LG에너지설루션에 취업하고 LinkedIn에 경력을 업데이트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링크드인의 힘’을 실감하게 되었다.
물론 LG에너지설루션이라는 회사의 브랜드 영향도 있었겠지만, 경력 업데이트 이후 꽤 많은 취업 제안 메시지를 받게 되었고, 실제로 그중 하나를 수락해 미국으로 이직하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미국에서 커리어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쌓아가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다만 남편이 거주 중인 도시에서 45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회사였고,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
회사 규모나 직무보다는 ‘가족과 다시 함께 지낼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결국 “앞으로 팀이 커질 것”이라는 막연한 말만 믿고, 아무런 전략 없이 험난한 미국 취업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 당시 내 링크드인 프로필에는 학위 정보와 ‘LG에너지설루션 책임연구원’이라는 짧은 경력한 줄이 전부였고, 커넥션 수도 100명 남짓에 불과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빈약한 프로필에도 불구하고 취업 제안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당시 배터리 산업의 붐과 LG엔솔의 높은 인지도 덕분이었던 것 같다.
막상 입사해 보니, 대부분의 동료들이 LinkedIn 커넥션 수 500+를 넘긴 상태였다.
그걸 보며 ‘나도 저 숫자를 채워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같은 회사 동료들을 중심으로 커넥션을 하나둘 늘려 나갔다.
같은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수락률이 높아졌고, 회사 규모가 300명 정도였던 덕분에 금세 2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커넥션이 어느 정도 쌓이자, 회사 밖에서도 같은 산업군에 있는 사람들과 연결되기 쉬워졌다.
또한 프로필에 내가 맡았던 업무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자, 나를 팔로우하거나 커넥션을 요청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커넥션 수가 500+를 넘어간 이후에는 여러 헤드헌팅 회사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기 시작했고, 채용 관련 메시지도 확실히 많아졌다.
이 500+ 커넥션의 힘은 예상치 못한 정리해고를 겪고 본격적인 구직 활동에 나섰을 때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
이력서를 낸 회사들이 내 링크드인 프로필을 조회했고, 커넥션으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 인터뷰 요청으로 이어지는 일이 많았다.
심지어 최종 면접까지 간 포지션들 중 대부분은 링크드인을 통해 먼저 제안을 받았던 자리였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 역시, 링크드인을 통해 연결된 커넥션 덕분에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결국 그 인연이 구직 성공으로 이어졌다.
미국에서 세 번의 이직을 겪으며 확신하게 된 건, 미국 취업의 90%는 ‘인맥’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다.
누가 추천했는지, 어떤 경로를 통해 회사에 소개되었는지가 전화 인터뷰 기회를 좌우하고, 이후 평가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한다.
특히 선호도 높은 대기업일수록 전화 인터뷰조차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데, 링크드인을 통해 만들어진 연결고리는 이 경쟁률을 수십 대 일 수준으로 낮춰준다.
그리고 나처럼 미국에서 인맥 하나 없이 시작한 사람에게, 링크드인은 스스로 쌓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인맥 자산이었다.
링크드인에서는 커넥션 수가 500명을 넘으면 그 이후부터는 모두 ‘500+’로 표시된다.
그래서 이 숫자를 넘어가는 순간부터, 그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으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내가 그들의 2촌이라면 수락 확률이 높아지고, 이렇게 만들어진 연결고리를 통해 내 포스팅이 더 넓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반대로 나도 그들의 글을 피드에서 접할 수 있게 되며, 생각보다 많은 기회들이 이렇게 ‘보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링크드인은 내가 가진 경험과 역량을 필요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채널이자 도구이며,
내가 직접 쌓아 올린 커넥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플랫폼이다.
다음 회 --> 링크드인으로 시작하는 취업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