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edIn-500+ Power

화이트 칼라 이민자의 삶 - 미국의 취업길...

세 번째 이직, 전략이 바꾼 결과

대기업은 아니었지만, 미국에서 두 번의 이직을 거치며 LinkedIn의 힘을 직접 체감한 뒤, 세 번째 이직에선 이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번엔 전략적으로 접근했고, 덕분에 수십 군데를 무작정 지원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정말 원하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오늘은 내가 실제로 사용했던 전략을 소개하고, 그 결과 원하는 직군에 입사할 수 있었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링크드인을 통해 배우는 HR의 시선

링크드인 커넥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가고 싶던 기업의 HR, 하이어링 매니저, 대기업 임원, 그리고 여러 리크루터들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그들이 올리는 글이 피드에 자주 노출되면서, 어떤 방식으로 후보자를 평가하고,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찾는지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첫 정리해고를 당했던 시점은 미국 서부에서 해고 물결이 막 시작되던 때였다.
그 시기, 프로필에 "Open to Work"를 단 사람들, 비자 문제나 생계 문제로 구직이 절박한 이들의 포스팅이 LinkedIn에 넘쳐났다.
동시에, 반대편에서는 채용 담당자들이 지원자들을 위한 조언을 올리기도 했는데, 그중에는 ‘잘못된 구직 방식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는 뼈아픈 충고도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기에 남들보다 먼저 파도에 휩쓸렸던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정보를 빨리 접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때부터 하나씩 정리해 만들어낸 전략은 다음 세 가지다.


1. 프로필 소개는 ‘쉬운 언어’로 타겟팅하라

내 첫 링크드인 소개문은 이렇게 시작됐다:

"Materials Scientist based on First principle calculation"


정직하고 정확한 표현이었지만, 너무 전문적이었다.
당시만 해도 제일원리 계산(First Principle Calculation)을 기반으로 채용하는 포지션은 거의 없었다.
결국 아무도 내 프로필을 검색하지 않았고, 노출도 되지 않았다.

지금의 나의 첫 링크드인 소개문이다.

“Battery Research Engineer / Materials Engineer”

그리고 경력란에는 내가 실제로 해왔던 키워드를 빠짐없이 넣었다:
“DFT, MLIP, Electrochemistry Characterization”

링크드인에서 HR과 리크루터들이 사용하는 검색 키워드는 대부분 아주 단순하고 일반적이다.
그들은 박사 때 내가 무엇을 연구했는지, 얼마나 깊이 있는 내용을 다뤘는지보다,
‘지금 채용 중인 역할에 얼마나 근접한가’를 본다.
그래서 전문 용어보다는, 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소개문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엔 포스팅을 따로 하지 않아도, 꾸준히 "내 프로필이 검색되었다"는 알림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2. “Open to Work”는 항상 켜두지 마라

초기엔 “Open to Work” 배지를 프로필에 달면 더 많은 기회가 올 줄 알았다.
하지만 한 일본 대기업 임원의 포스팅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계속해서 ‘구직 중’인 사람이 좋은 포지션에 매칭되더라도, 그 사람이 ‘계속 선택받지 못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진짜 원하는 자리가 나왔을 때 그때 ‘Open to Work’를 켜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 글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생각해 보니 실제로 정리해고 직후 1~2개월간은 리크루터들의 연락이 많았지만, 3개월, 5개월이 지나면서는 관심 있는 포지션에 직접 연락을 해도 회신이 없었다.


3. 바로 지원하지 말고, 연결고리를 먼저 찾아라

예전엔 공개 채용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하는 것이 가장 공정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공개 포지션에 내 이력서를 제출하는 순간, 나는 수백 명 중 한 명이 될 뿐이다.
그리고 리크루터 입장에서는 ‘이미 지원한 사람’을 따로 소개하기 어렵다.

정리해고 이후, 하루에 10곳 이상 무작정 지원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리크루터들과 직접 대화하면서 알게 된 건,

“이미 지원했으면 새롭게 소개하기 어렵다” 는 현실이었다.
그 순간, ‘이력서 한 번 잘못 올리는 것도 기회를 줄이는 일이 될 수 있구나’를 실감했다.


그래서 전략을 바꿨다.
원하는 포지션을 발견해도, 먼저 해당 회사에 연결된 사람—특히 리크루터나 현직자—을 찾아 접촉했다.
그들이 나를 대신 ‘적합한 인재’로 소개해줄 수 있는 루트를 먼저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찾아온 기회

이 전략을 세운 후, 나는 무작정 지원하지 않고 기다렸다.
그리고 퇴사 후 한 달쯤 되었을 때, 정말 가고 싶었던 회사의 포스팅이 올라왔다.
마침 그 회사의 리크루터 중 한 명과는 내가 첫 이직 때 이미 일촌을 맺어둔 상태였다.
그를 통해 내 이력서를 직접 전달했고, 그렇게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입사 후 들은 이야기로는, 그 자리에 지원자가 너무 많아 3~4개월 동안 이력서만 검토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외부 리크루터가 단 한 사람, 나만을 추천했고,
그 신뢰 덕분에 내 이력서가 눈에 띌 수 있었다고 한다.


마무리하며

링크드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이후, ‘이력서 한 장’의 무게는 분명 달라졌다.
그저 보내는 이력서가 아니라, 누군가가 ‘추천한 이력서’가 되도록 만드는 과정.
그 차이는 실제 면접 기회를 만들고, 결국 원하는 회사에 입사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입사한 지도 어느덧 1년이 되었다.
일은 여전히 어렵고, 매일이 도전의 연속이지만, 그만큼 재미있고 감사한 순간들도 많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육아휴직, 코로나, 정리해고처럼 크고 작은 위기들이 30대 중반에 한꺼번에 몰아쳐 왔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기에 그런 경험을 했기에 지금의 내가 더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이 모든 일이 40대나 50대에 닥쳤다면, 훨씬 더 쉽게 흔들리고, 방향을 잃고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였을까, 그 모든 시간을 지나오며 오히려 ‘감사하다’는 마음이 스며들었다.
그리고 그 마음이, 브런치를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첫 두 번의 구직 당시에는 ‘이제 정말 기회가 더 이상 없으면 어쩌지?’라는 초조함에
전략을 세울 여유조차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구직의 상황이 찾아온다 해도 예전처럼 수십 군데를 무작정 지원하진 않을 것이다.
조금 느리더라도 방향이 맞는 길을 찾아가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그게 지금까지의 경험이 나에게 가르쳐준 가장 큰 교훈이니까.

그래서 바란다.
내가 공유한 이 경험이,
오늘도 초조함과 두려움 속에서 하루를 버티고 있을 어딘가의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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