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에서 40으로, 브런치와 함께한 1년

브런치가 건네준 평안과 다짐

작년, 만 39세 생일이 지나고부터 통 잠이 오지 않았다.

아직 어린아이를 재우려고 함께 누우면, 그동안 해왔던 선택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그때 이렇게 했어야 했나? 저렇게 했어야 했나?” 끝없는 질문이 이어졌고, 간신히 잠이 들면 늘 반복되는 꿈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수능을 100일 앞두고 시험을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돌이켜 보면 무의식이 말해주고 있었던 것 같다. 인생의 궤적을 가장 크게 바꿀 수 있었던 순간이 수능이었다고...

20대 중반까지는 인생에 크게 진지하지 않았고, 적당히 노력하며 살아왔다. 그러다 처음으로 꿈이 생겨 유학길에 올랐고, 그 선택이 지금의 이민 생활로 이어졌다. 쉼 없이 박사학위까지 달려왔지만, 졸업 후의 삶은 다시 자갈밭을 걷는 것 같았다. 곧 40대를 그런 자갈밭 위에서 맞이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중, 밤마다 쌓여가던 후회를 어딘가로 쏟아내고 싶었고, 그렇게 브런치를 시작했다. 글을 쓰며 머릿속 자갈밭의 돌들을 하나씩 정리하다 보니 후회들이 조금씩 객관화되었다. 왜 잘못된 선택을 했는지, 당시엔 최선이라 믿었지만 경험 부족으로 피할 수 없었던 선택들, 귀찮음을 택하다 넘어진 선택들, 무지에서 비롯된 선택들이 글 속에서 정리되며 자책보다는 위로가 되었다.


그렇게 6개월, 9개월이 흘러 매주 글을 쓰다 보니 어느덧 40편이 넘었다. 밤마다 후회 리스트를 떠올리던 나는 이제 어떤 글을 쓸지, 어떤 후회를 꺼낼지를 고민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러던 중 신기한 변화가 찾아왔다.

20대부터 줄곧 꾸어왔던 수능 보는 꿈이 어느덧 대학에 다니는 꿈으로 바뀐 것이다. 놀라운 건, 그 꿈에서 바라던 대학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저 내가 다니던 대학에 있었고, 원하는 대학은 가지 못했지만 꿈속의 나는 그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꿈에서 깨어난 뒤, 한동안 쉽게 일어날 수 없을 만큼 묘한 기분이 밀려왔다. 그리고 알 수 없는 편안함이 마음에 자리했다.


오늘, 나는 마흔 살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44편의 글을 매주 써왔다. 브런치를 시작하며 ‘1년 동안은 끊기지 않고 매주 써보자’ 다짐했는데, 그 다짐은 순항 중이다.


브런치를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았고, 나를 조금 더 따뜻하게 대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글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브런치를 통해 내가 나를 위로했듯 언젠가는 누군가에게도 위로와 힘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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