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칼라 이민자의 육아일기
아이를 Primary Care, 즉 한국식 3세 유치원에 보내기 시작하면서,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은 마음에 유치원에서 제공하는 방과 후 수업을 이것저것 신청해 보았다.
사실 요즘 핫한 코딩이나 STEM 수업에 재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그런 수업들은 좋은 점을 조금 과장해 소개했고, 음악·미술·운동 같은 수업은 비용이 만만치 않아 하나만 선택하게 했다. 결국 마지막 남은 선택지는… 축구였다.
하지만 20대 중반부터 미국 생활을 시작한 나는, 한국에서는 운동을 진지하게 해 본 경험이 전무했다. 그래서 유치원이나 학교 방과 후 수업으로 연결되는 Soccer Shot 수업이나 YMCA 계절 프로그램처럼, 아이가 무작위 팀에서 축구를 경험하는 방법밖에 알지 못했다.
그러다 Knoxville로 이사 온 후, Soccer Shot을 계속할 생각으로 학교 잔디밭에 붙어 있던 광고지를 보게 되었다. 거기에는 FC National이라는 축구공 그림과 전화번호가 있었다.
“그냥 Soccer Shot 같은 수업이겠지” 하고, 여름 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들어갈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Tryout 기간이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뭐지? 돈만 내면 등록하는 학원이 아닌가?” 하며 의아했다. 왜 3일 동안이나 아이가 축구를, 그것도 공짜로 하게 한다고 하지? 아, 레벨 테스트구나… 이렇게 생각했다. 때마침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 친구도 없이 심심해하던 아이에게 친구를 사귈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하며 그냥 데려갔다.
그런데… 아이들은 모두 의욕에 불타 있었고, 연령대별로 코치와 부코치들이 아이들을 관찰하며 이것저것 시켜보고 있었다. Tryout 동안 테스트에 통과하면 코치가 개별적으로 연락을 준다고 했다.
처음에는 “레벨 테스트가 왜 이렇게 힘들지? 에이, 그래도 다 연락하겠지. 어차피 애들 축구 수업인데”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지금까지 다녔던 Soccer Shot이나 YMCA와는 전혀 다른 정식 팀 선발전이었다. 그것도 2017 Boys 팀의 정식 선수 선발전이었다.
첫째 날, 아이는 부끄러움에 쭈뼛쭈뼛하다가 마지막 30분에 조금씩 공을 차기 시작했다. 연락은 아무것도 없었다.
둘째 날, 주변에 익숙해진 아이는 원래 하던 대로 플레이하기 시작했고, 코치들이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아이의 실력을 봤고, 첫날과 달라졌다. 팀에 받아들일지 고민 중이며, 결정되면 연락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들었다.
그리고 둘째 날 저녁, 드디어 연락이 왔다.
오 마이 갓! 아이가 대학에 합격한 것처럼 기뻤다. 아이도 뭔가를 성취한 듯 자랑스러워했다.
그렇게 아이의 정식 축구 클럽 입성이 시작되었다. 문자를 받고 팀 입단서를 작성하며 계약서를 읽으면서 깨달았다. 이건 단순한 수업 등록서가 아니구나.
다음 회: Youth Pre-Pro 축구의 세계 – Elite Youth Club과 축구 선수의 길 첫 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