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40세의 성장일지
요즘 들어 예전처럼 앞뒤 가리지 않고 달리기만 하던 때와는 다르게, 부쩍 체력이 달린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혼자가 아닌 가족을 어깨에 짊어지고 달리다 보니 —
때로는 버겁고, 때로는 도망치고 싶은 순간도 찾아온다.
그럴 때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 부모님들은 어떻게 이 무거운 짐을 견뎌내셨을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깊은 울적 감이 찾아온다.
그 무력감에 하루, 이틀을 그냥 흘려보내기도 했고
최근 몇 달 동안은 그 우울감이 유난히 길게 이어졌다.
그럼에도 해야 할 일들은 끊임없이 있었다.
그래서 억지로 기분 좋은 척도 해보고, 집안 가구를 바꿔보기도 하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보기도 했지만—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100세까지라면, 40세는 아직 절반도 안 지난 시기다.
몸은 성장을 멈췄지만, 마음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에
지금 겪는 이 우울감은 어쩌면 마음의 성장통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성장통을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고.
마치 열 살 무렵의 키 성장이 평생의 체격을 결정하듯,
지금의 마음 성장통이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시기일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나의 이 힘듦을
그동안 겪어왔던 또 하나의 성장통으로 받아들이자,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그리고 나의 힘듦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되자,
이 심적인 어려움들이 더 이상 숨기고 피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이 나이에 자연스럽게 겪어야 할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지금은 그 답을 찾아가는 시간일 뿐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성장의 과정을
그저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기록해 보려 한다.
성장통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시기에
‘갱년기’ 혹은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와
성장통을 더욱 깊게 만들지라도—
이 기록들이 언젠가
다시 나를 단단히 붙잡아 줄 수 있기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