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새는 일생의 대부분을 하늘에서 보낸다. 사람들 눈에는 우아한 날갯짓으로 허공을 가르는 듯 보이지만, 사실 그들은 단 한순간도 날개를 멈출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 잠을 잘 때조차 뇌의 절반씩을 번갈아 재우며 폭풍우 치는 밤하늘을 버텨낸다. 다리가 짧아 스스로 땅에서 제대로 일어설 수조차 없는 칼새들에게 하늘은 자유로운 놀이터가 아니다. 매 순간 숨을 헐떡이며 견뎌야 하는 거대한 광야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하나님은 말 그대로 딱 하루치의 양식만을 허락하신다. 로뎀나무 아래 지쳐 쓰러진 엘리야에게도 하나님이 남기신 것은 숯불에 구운 떡과 물 한 병뿐이었다. '그만 목숨을 거두어 달라'는 그의 간청에 돌아온 응답은 끝내는 위로의 말이 아니라, 며칠을 더 버틸 수 있는 짧은 쉼이었다.
세상을 담을 만한 거대한 소망 대신, 나는 당장의 삶의 중력을 버티기 위해 부단한 날갯짓으로 오늘 하루를 채운다. 그리고서야 비로소 눈을 감는다. 칼새의 반쪽 잠처럼, 아주 짧은 쉼 한 조각에 기대어 내일을 맞으려 한다. 그것이 지금 내게 허락된 가장 큰 은혜임을 알기 때문이다. 메추라기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만나 한 주먹이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래도 주님, 하갈에게 하셨던 것처럼,
"무슨 일이냐"
한 번만 물어봐 주시면 안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