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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르빠 May 13. 2024

작가라니요.

이곳에서는 저를 작가라고 불러주네요.

저 작가  아닙니다. 그냥 사소한 것에서 끼는 감상을 글로 적을 뿐입니다.


북해 바닷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잠시 체재했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일이었지만 그곳에는 대낮의 길거리에도  젊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낮시간에 동네 버스를 타면 버스를 한가득 채운 노인들이 나에게 레이저 눈빛을 모으곤 했습니다.


헤이그에서는 독거노인으로 살다 돌아가시면 관공서에서 나와 유품을 정리했습니다. 자식들이 그렇게나 관심이 없나 싶어 많이 놀랐습니다.

 

버스에 올라타면, 버스 안을 채 다 둘러보기도 전에 자기 옆자리를 두들기며 앉으라는 시늉을 보내시던 할머니들...


내가 옆에 앉은 것만으로도 너무나 기뻐했던 할머니들은 나를 식사에  초대하는 것을 큰 기쁨으로 알았습니다.


보잘것없는 내가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남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길가에 심은  초라한 꽃 한 송이도 우연히 지나던 누구에겐 가는 큰 위안이 될  있습니다.


우린 귀중한 존재입니다.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귀중하고, 그렇기에 굳이 작가라고  불릴 이유도 없습니다. 그냥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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