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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고 앞에서 떠올린 행복론

by 슈르빠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바람과 같아서 그물로는 잡을 수 없다. 아무리 한 올 한 올 정성을 다해 짠 그물도 바람을 잡을 수는 없다. 상자에 가둘 수도 없다. 흐르지 않는 바람은 더 이상 바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나가는 바람을 촘촘한 욕심의 그물과 상자로 걸러 무언가를 남기려는 짓은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할만한 일이 아니다.


역사 이래로 수많은 천재들이 태어나 나름 행복론을 설파했지만 그 찬란한 철학들이 아침 화장실에 앉아 잠시 떠올린 잡생각밖에 안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세상을 비틀더라도 눈물샘을 찌르는 데 몰두한 얄팍한 글에서는 결코 찾아낼 수 없는 하나님의 의와 내적 평안, 영적 풍요, 그것을 갈급해하며 하루하루의 고난에 아파하며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알아야 한다.


고난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행복의 조건으로 삼는 사람은 행복해질 권리가 없다. 발로 밟아 물 대던 곳에서 하늘만 쳐다보는 곳으로 우리를 이끄시는 주님의 뜻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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