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멈춤

by 별빛단상

어찌 되던 변화를 원하는 것은 맞다. 타성에 젖은 루틴은 사람을 매너리즘에 빠지게 만든다.

사람살이가 매양 마음 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생각하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우선멈춤이다.

잘되지 않는 일을 무리하게 강행함은 실수를 유발한다.


기한을 두고 반드시 하여야 하는 일과, 당연히 받아드려야 하는 일이 초조함 속에 음력 설날을 기점으로 하여, 지난 보름 사이 거스를 수 없는 가정사가 up과 down의 퐁당퐁당함으로 넘긴 체, 설날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주술이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설날이면 찾게되는 영화관은, 오전에 아내와 함께 설날 분위기에 걸맞는 영화

“왕이 사는 남자”를 관람하다.

영화 곳곳에 감독이 요구하는 웃음 포인트를 장착한 억지스러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울림과 생각이 있는

준수한 영화다.


모처럼 처가에서 편한 마음으로 하룻밤을 유숙하고 귀가 하는 길이, 전날 처조카들과 한잔 마신 술이 과하였던지 숙취는 남았으나 그 술자리는 그들 젊은 부부와의 유쾌한 행보로 기억될 듯하다.


70년대쯤으로 기억되는 일본의 “다나까”라는 정치인이 떠오른다.

그는 당시 자민당의 최다 계파의 수장으로 수대에 걸쳐 수상을 역임한 사람으로

고등학교때부터 정치적 역량을 발휘한 일본에서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가 결혼 하기 전에 부인에게 세가지 공약을 하였다고 한다.

첫째, 결혼을 하게 되면 공적인 일이 아닌 사적인 일에는 반드시 부부동반으로 외출을 하겠다.

둘째, 결혼하여 살다 보면 부부 싸움을 안할 수는 없겠지만, 절대로 손찌검을 하지는 않겠다.

셋째, 천황 관저에 들어갈일이 있으면, 부부 동반으로 하겠다.하는


일본에서는 수상이 되면 천황 관저에 들려 인사를 하는 관례가 있다고 하며,

그는 수상이 되어 관저에 들어갈 때 부부 동반으로 인사를 하는 것으로

세가지 공약을 지켰노라는 일화는, 당시 나에게는 꽤나 신선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일이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지는 것은, 자신과 약속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는 부단한 노력에 대한 산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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