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을 다시 봄!

by 별빛단상

오래된 도시에서나 이따금 눈에 띄는, 다방이라는 간판이 있는 곳에 가야만 커피를 마실 수 있었던 시절,

내가 어느 날, 불편을 느끼지만 피할 수 없이 방문하여야만 하는 자리에, 어머니와 함께 손님으로 방문한

좌석, 접대용으로 뜨거운 커피 한잔이 나왔다.

나는 그때가 커피를 처음 접하는 순간이었다.


그 며칠 전 우연인지 시골서 대도시 고등학교 유학을 올라와 있던, 어느 친구가 잔뜩 힘이 들어간 어조로

나에게 커피예절을 설파 한적이 있었다.


이를테면

“가배는 말이야, 조선조 말기에 외국의 선교사들에 의하여 들어온 음료로,

마실 때에 기호에 따라 설탕과 프림을 세스푼 넣고 적당히 저은 후, 커피잔을 엄지와 검지로 우아하게 가볍게 쥐고, 뜨거워도 입으로 불지 않고 세 번에 걸쳐 천천히 마시는 것”이 커피를 마시는 예절이라는 말 이었다.

(예절은 개뿔!)


처음 커피를 대하던 날,

나는 대화의 핵심보다도 나의 관심사는 커피 한잔을 마시는 것이 더 큰 과제여서, 내가 그때 친구에게 들은 말을 떠올리며, 그 뜨거운 걸 세 번에 마시기는 하였지!


무슨 일이든지 처음 접하게 되는,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심리와 호기심은, 불확실성과 불안을 상쇄하고도 시도 해봄 직한 충분한 가치는 있다.


가배가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고종황제께서 가배 한 잔을 마시며, 선교사들의 테니스 시범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는데, 땀을 뻘뻘 흘리는 선교사들을 보고, 혀를 끌끌 차며

“저렇게 힘든 일을 뭐 하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직접 하누!

하인들이나 시킬것이지!” 하였다나 뭐래나?


사실은 일전에도 언급한 것 처럼, 나는 음식이나 무엇이든지 오소독스한 정통을 추구하는 타입이어서, 퓨전한것에 익숙하지도 않고, 선호하지도 않는 편 이다.

물론 세상은 하루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 옛것은 박물관에나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되어버려, 온통 “K”가 붙은 컬쳐 세상이다.

나는 라면도 옛날식 오래된 주황색 포장의 삼양라면, 식용유도 상표에 식용유라고 직설적으로 명시되어야만, 식용유로 인식된다.

노래도 오래된 old-pop을, 영화도 오래된 사극을 좋아한다.


하지만, 도태되지 않으려 새로운 문물인 컴퓨터를 배우고, 새로운 기계에 적응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괴리감과 현실에 타협한 셈이다.


지난 12월에 종료된 복지회관에서 배우고 있던 교육과목을,

2026년도에는 민화와 한문서예 두 과목을 신청, 당첨되어 민화는 작년에 이어서, 한문서예는 처음이지만

중급반에서 수강이 결정되어 수강 중이다.


한문서예는 욕심을 내어 중급반을 신청한 것이 성급한 선택이었던지, 잘할 수 있다는 내 생각이 오만

이었다는 판단을 빠르게 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기초부터 차분히 적응하여 가고 있다.

몇 십년을 글씨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살아왔음에도, 글씨에 대하는 마음이 새삼스럽게 겸허하여진다고나 하여야 할까!


새로이 시작하는

이제 3월에 들어 우수를 지나 경칩을 목전에 두고 있어, 지금부터

진정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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