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1일부터 2022년 2월 18일까지 나는 독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이 글은 교환학생 시절 여름방학에 2주간 다녀온 독일 여행기를 담은 글이다.
2019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2021년까지 제대로 된 여행을 못하고 있다가 21년 여름, 백신 접종을 마치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나도 21년 7월 2차 접종을 맞고 1학기에 여행을 못 다녔던 게 아쉬워 이번에는 장기여행을 가자는 계획을 세웠다.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혼자서 장기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버킷리스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껏 가족끼리, 친구들끼리 가느라 혼자서 여행은 꿈만 꿀뿐 가보지 못했다. 심지어 장기여행이라니. 난 들뜬 마음으로 여행길에 올랐다.
내가 교환학생을 하며 살던 곳은 일메나우 Ilmenau라고 독일 내에서도 아주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그래서 다른 도시를 가려면 꼭 에어푸르트 Erfurt라는 도시에서 환승을 해야 했다. 이 날도 어김없이 에어푸르트에서 환승을 하며 점심을 사 먹었다. 독일어를 잘 모르니 대충 맛있어 보이는 랩을 사서 먹었는데 고기가 들어간 랩만 먹어보다가 과일이 들어간 랩을 먹으니 낯선 맛이 났다.
점심을 먹고 다시 함부르크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독일 특유의 시골 풍경이 창 밖으로 보인다. 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구경하는 것도 여행의 큰 기쁨 중 하나이다.
앗, 도심에 물이 보이는 걸 보니 항구의 도시 함부르크에 도착했나 보다..!
함부르크의 기차역.
함부르크의 기차역은 베를린의 기차역보다 더 큰 것 같았다.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수도인 서울이 당연히 가장 큰 도시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다른 나라들을 다니다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게 된다.
첫날은 이동을 제외하고 다른 계획은 없었기 때문에 도착해서 바로 숙소로 향했다. 캡슐 호텔을 예약해뒀었는데 엄청 깨끗해서 좋았다. 숙소는 함부르크 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었다. 함부르크 역 바로 옆으로 도미토리와 식당가가 줄지어 있어 숙소를 잡기에 좋다.
함부르크에 도착해서 첫끼는 한식당을 찾아가 비빔밥을 먹었다. 앞에서도 말했듯 내가 살던 곳은 매우 작은 도시여서 한식당이 없어 몇 개월 동안 한식을 못 먹은 상태였다. 원래도 비빔밥을 좋아했기 때문에 대도시에서의 첫끼는 비빔밥으로 선택했다. 원래 김치는 잘 안 먹었는데 오랜만에 한식을 먹으니 김치도 맛있었다.
한식당에 가니 한국인이 생각보다 더 많아서 당황스러웠다. 함부르크에 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었다.
밥을 먹고 나서는 소화도 시킬 겸, 도시 야경도 구경할 겸 함부르크 도심을 천천히 걸으며 구경을 했다.
물의 도시인 함부르크 답게 도시 곳곳에서 운하가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항구까지 걸어가니 이렇게 정박해있는 배들도 보이고, 화려한 빛을 내는 유람선도 볼 수 있었다. 밤의 항구는 마음을 가라앉게 하고 왠지 모를 감상에 젖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물가를 구경하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로 돌아가던 길.
함부르크는 도시 중앙에 매우 큰 인공 호수가 두 개 있는데 그중 하단부인 Binnenalster라는 호수에 도심이 모여있다. 이 호숫가에서 보는 야경은 전체 여행 중 손에 꼽는 야경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