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준 Feb 09. 2021

짬짜면

 기준에 이국적인 분위기를 가졌다라하면 동양적이지 않은 , 무언가 자유분방하고 하얗거나 어두운 , 또한 알록달록한 , 여러 문양의 타투와 힙한 노래, 유투브와 맥북, 그리고 각기 다른 연기가 떠오른다. 주변에 많진 않지만 여러 사람들을 거치며 이러한 요소들을 갖춘 몇몇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에겐 당연시한 하루이지만  일상을 함께  때면 매번 새롭고 어색한 공기의 흐름을 느꼈다.


한국의 유치하기 짝이 없는 멘트인 “라면 먹고 갈래?”  외국버전은 “Do you want to netflix and chill?” 인데 netflix 몰라도 chill만큼은 인정할  밖에 없다. chill 느긋이 휴식을 취하다라는 의미인데 대게 이국적인 것과 chill 마치 와인과 치즈같은 관계이다. 이미 발음에서부터 천천히 늘어지는 치즈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들과의 공간에선 항상  분위기에 걸맞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하나같이 사과모양이 박혀있는 노트북, 그리고  화면엔 유투브가 있었다. 뮤직비디오를 틀어놓곤 노래에 대해 서로 피드백을 해댔고, 서로의 취향에 대해 공감하고 다름을 인정했다. 밀라노에서 유학하던 중국인의 집에서도, 한국에서 활동하던 외국인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함께  스타일리스트 동생의 집에서도, 같은 직장을 다니며 타투이스트를 병행하던 형의 집에서도 각기 다른 장소와 인종, 나이에 국한되지 않은 같음이 존재했다.


같음 안에서 다름을 존중하는 . 그건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어색함만큼이나  여운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그들의 존재감은 항상 무언가에 쫓기든 일하고 쉬던 나에게  파장을 일으켰다.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그대로 휴식을 취하는 , 그리고  휴식과 공존하는 모든 것들을 포용하는 . 나는 그렇게 느긋이 바뀌어갔다.


나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사람도, 그렇다고 동양적인 사람도 아니다.  사이 어딘가의 지극히 보통의 사람일 뿐이다.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은 아닌 이도 저도   있는 사람. 원하는 입맛에 맞게 자연스레 맞출  있는 사람. 그런 짬짜면 같은 사람이 되고만 싶다.

작가의 이전글 살식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