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앉아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넌지시 건네는 책의 물음에 억지로 감정을 이입해 대답한 건 아닌데 내 손은 왜 다음 페이지가 아닌 휴지를 향하는 것일까. 창문을 바라보았다. 어제 내렸던 비의 여운이 아직 가시질 않았는지 먹구름이 군데군데 끼어있었다.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니 어디선가 햇빛이 내리깔렸다. 먹구름과 햇살이 아등바등 섞여있는 하늘을 보며 지금 내 감정도 심히 오묘한 것 같다고 느꼈다. 그렇지만 나는 안다. 또 금새 흐려지고 다시 밝아질 거라는 걸. 이런 하늘이 참 고맙다. 외롭지만 그럼에도 눈물이 나는 걸 보니 썩 건조하진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