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명의 언어> 브런치 작가입니다.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공지를 올리게 되어, 그동안 글을 읽어주셨던 분들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현재 연재하고 있는 모든 브런치북(오쇼젠 타로, 생명의 언어, 요한복음 이야기, 열쁨, 영원의 산책 등)을 포함하여, 당분간 글쓰기를 쉬고자 합니다.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새해가 되었음에도 과거의 방식을 고집스럽게 강행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독자분들께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제 나름의 이유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첫번째로 개인적으로 제가 많이 지쳐 있습니다. 육체적으로는 특별히 아픈 곳이나 그런 것은 없지만,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너무 많이 지쳤습니다.
작년 2025년 한 해 동안 제게 주어졌던 길들은, 지난 수 년간 내게 너무나도 소중했던 모든 인연들과 활동들과 공간과 장소들을 완전히 정리하고 강제로 이별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더 이상 과거의 방식을 무의미하게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수 년간 소중하게 기록하고 글을 모아왔던 네이버 블로그 두 계정마저도 완전히 초기화했습니다. 따로 저장한 내용이 없으니, 이제 그 글들은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졌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견디고 감수하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쉽고 편한 길은 없기 마련이고, 뭐든 수고하고 힘든 과정을 거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무엇보다도 지난 수 년간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발버둥을 쳤고, 또한 나름대로의 깨달음과 지혜와 능력들을 더 큰 선을 위하여 나누고 공유하고 뜻을 펼치기 위하여 아등바등했으나, 결국 현재까지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고, 외려 시간이 지날수록 지나온 과거들을 끊임없이 정리하고 손에서 놓아주고 떠나보내게끔 인도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저에게 가장 소중했던 영성과 영적 활동과 이상들마저도 결국 내려놓아야만 할 때라는 느낌이, 새해 들어서 계속해서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솔직한 심정으로, 물론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심을 알고 있지만, 저는 홀로 진리와 신성을 탐구하는 영(spirit)으로 태어나, 마땅히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공유하고 함께하고 교감하면서 그렇게 활동하기를 바라왔고, 그것이 저의 성장의 길이라고 느껴왔습니다. 저의 마음이, 저의 영혼이, 직접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위해서 섬기고 봉사하기를 원합니다. 내가 재능이 있답시고 혼자서 아무도 알아듣지 못할 글이나 쓰는 것들이 언젠가부터 즐겁지 않고 기쁘지 않게 된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결국 새해 들어서 모든 사람들이 다 내 곁을 떠났고, 아무데도 의지할 데가 없고, 그 무엇도 이룬 것이 없는 상태에서, 겨우 연명할 직장만 구해서 출퇴근하는 지금의 삶을 돌이켜보건대, 더 이상 골방에서 혼자 아득바득 글만 쓰는 것이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나 너무 지쳐버렸습니다. 수 년간의 여정 동안 그래도 주어진 재능과 능력을 올바른 곳에 써야 한다고 믿었고, 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내 모든 것을 불태우려고 했고 또 그렇게 했지만, 너무 불태운 까닭인지 몰라도 영적인 번아웃이 작년 말부터 계속해서 찾아온 듯합니다.
글쓰기 자체가 제게는 무시할 수 없는 정신적인 에너지를 쏟는 작업입니다. 저는 한 번도 글을 쓸 때 대충대충 써본 적이 없었고, 내 안의 영의 음성이 늘 순결하고 진실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세우고 스스로를 엄격하게 검열했습니다. 영적으로도, 깊은 글들을 쓰고 나면 제 안의 영적인 에너지들을 너무 많이 쏟아내기 때문에 끝나고 나면 늘 지치고 힘이 듭니다.
물론 단시간에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명백히 제 욕심이지만, 그럼에도 저 또한 사람인지라, 내가 혼자서 애를 쓰고 노력하는 만큼 최소한의 즐거움과 기쁨이라도 있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단 한 명의 인연조차도, 단 한 번의 기회조차도 허락되지 않는 것을 보면서, 결국 새해를 맞이하여 잠시 과거의 방식을 완전히 중단하고 멈춰세울 때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둘째로, 현실적인 상황이 글쓰기에 집중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작년까지는 그래도 프리랜서 활동이 주가 되었기에 홀로 집에서 글을 쓰는 시간들이 많았지만, 올해 초에 며칠 전부터 공공기관의 기간제 근로자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 자체는 크게 어려운 일이 없긴 하지만, 아무래도 예전처럼 하루에 수십 시간씩 글쓰기에 쏟을 만한 시간적인 여유도 에너지도 부족합니다.
많지는 않더라도 갚아야 할 빚도 있구요. 최소한 올해 봄이나 여름이 올 때까지는 긴축하고 절약하면서 빚을 갚아나가야 합니다. 이후에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 여름 이후로는 저축도 좀 해야 할 듯하구요.
출퇴근하고 일하고 식단까지 관리하면서,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정신적, 영적 에너지를 쏟으면서 매주 연재를 한다는 건 결국 내 욕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거의 불가능하더군요. 해내더라도 너무 크게 지쳐버리는 것을 며칠만에 느꼈습니다.
셋째로, 올해 이후로는 좀 더 현실에 근거하여, 현실에서 뜻을 펼칠 수 있는 구체적인 진로나 비전을 찾아야만 합니다. 타로카드를 오랫동안 손에 쥐긴 했어도 우리나라에서 타로라는 분야나 업계의 한계가 어떠한지는 대략 알고 있고, 별로 가망이 없습니다. 영적으로 길이 열리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라도 저는 제게 허락된 작은 재주를 봉사하고 섬기는데 쓰고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공식적인 자격증을 따서 상담 일을 시작하게 된다든지, 혹은 올해 제게 주어질 길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예상하지 못한 길이 될 수도 있구요. 아니면 그저 화려한 꿈이 끝났을 뿐, 이제 현실로 돌아가야 할 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무엇보다도 기약 없는 기다림에 너무 지쳤습니다. 혼자서 기대해놓고선 혼자서 실망하는 우스운 꼴이라는 것도 잘 알지만, 그럼에도 진실로 이 길을 사랑했고 또한 내 모든 것을 다 던졌기에, 그만큼 마음이 더 지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의 힘든 것은 둘째 치고서라도, 내가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얼만큼 가면 가망이 보이는지, 조금씩이라도 노력하면 꾸준히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최소한의 가능성조차도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저 막연하게 글이나 쓰는 것이 저를 너무 지치게 했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저는 여전히 신을 사랑하고, 신성과 함께하는 삶을 지향하지만, 최소한 지금처럼 골방에 틀어박혀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나가는 막막하고 불안정한 과거의 방식은 올해 이후로는 반복하고 싶지 않습니다.
해가 바뀔 때까지, 이만하면 이미 충분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처음부터 결과를 기대하며 이 길을 시작하지 않았으니, 후회나 미련은 없습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막막한 것이 가장 힘듭니다. 그동안 해왔던 모든 활동들이 결국 다 완전히 정리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그 어떤 것도 빛을 보지 못했으며, 앞으로 어떤 활동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얼만큼 해나가야 할지, 함께할 인연이나 기회가 과연 오기는 오는지, 온다 한들 그것이 내게 진실한지 등, 모든 것이 다 알 수 없어져버렸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변화의 시기, 전환의 시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연재를 얼마나 쉴지, 글쓰기를 얼마나 중단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의외로 금방 빨리 돌아올 수도 있고, 아니면 이대로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기왕에 이렇게 된 것, 오랜만에 진짜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맘 편히 쉬어보려고 합니다.
혹시라도 제게 연락하실 일이 있으시거든, 아무 글에나 댓글을 다시면 아마 웬만해서는 제가 읽고 확인할 것입니다. 어떤 내용이든 좋으니, 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거나, 제안이나 요청이 있으시거나, 그밖에 연락하실 일이 있으시거든, kana_741@naver.com 이메일로 연락을 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