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이고 영원한 선(善)

by 생명의 언어

나는 사람에 대한 기대가 없다. 성선설(性善說)과 성악설(性惡說)을 가지고 논쟁하거나 토론하는 사람이 있다면, 곧바로 인연을 끊으면 된다. 그들은 전형적인 유물론적 사고, 물질주의적 사고, 실증객관주의적 사고, 이원론적 사고에 집착하며 상대를 죽여서 자기를 높이려 드는 악에 지배당한 인간의 전형이므로. 인간은 선(善)할 수 없다. 인간의 본성은 집단무의식의 두려움, 공포, 불안이라는 어두움에 철저하게 지배, 장악, 종속, 기만당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그 어두움이 곧 열등감, 죄의식이라는 무의식적 지배 구조를 형성하고, 이것이 욕망, 동일시, 교만이라는 현상적 자아로 투형되며, 이 전체 구조에 속절없이 농락당하며 평생을 보이지 않는 감옥 안에 갇혀 자신이 실시간으로 사망의 어두운 골짜기를 헤매는 줄도 모르는 채로, 죽기 직전까지 자신이 단 한 순간도 제대로 살아본 적이 없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그러한 수준이 인간 존재의 본성이다.

오해하지 말라. 나는 지금 비판을 한 것도, 비난을 한 것도, 비관적인 관점을 투영한 것도 아니다. 그저 인류의 거대한 집단무의식의 "설계 구조"를 본 것을 본대로 말하고 있을 뿐이다. 인간 존재는 어두움이다. 그러므로 어두움에 지배당하는 노예가 어두운 생각과 사고를 함은 이상한 일이 아니며, 어두운 마음의 작동이 곧 어두운 말과 행위를 만듦 역시도 자연스러운 일이며, 어두운 말과 행위가 곧 어두운 작용과 반작용을 만들며, 이것이 돌고 돌면서 점점 더 어두움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져만 가는 것도 역시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천사가 타락한다면 천상의 역사서에 기록될지 몰라도, 인간이 타락하는 것은 애초에 타락이 아니다. 인간 존재에게는 더 이상 타락할 곳도 없기 때문이다. 이것을 정확하게 직시해야 한다. 나는 지금 매우 논란의 여지가 큰 말을 하고 있다. 솔직히, 일부러 그러고 있다. 어두움을 직시해야만, 어두움을 정면으로 통과해야만, 비로소 가장 완전하고 영원한 빛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실체를 마주하라.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허망하고 허무하며 공허하고 모순적이고 열등하고 추악하고 왜곡, 변질되어 있으며, 욕망과 공포와 교만함에 지배, 장악, 농락당하고 있는지를 직시하라. 나에게는 희망이 없다. "나의 이름"으로 행하는 모든 것은 그저 어두움이 어두움을 낳고, 그 어두움이 다시 어두움으로 귀결될 뿐이다. 그러므로 내가 선을 행할 것이라고 스스로 기대하지도 말라. 또한, 상대가, 누군가가, 나의 행위에 대하여 선으로 나를 대할 것이라고 추호도 기대하지 말라. 나는 그저 선을 행했을 뿐이고, 그는 그저 나를 배신하고 모욕하고 모함했을 뿐이다. 인간은 본래 그러한 존재이다. 그러나 이 진리를 온전히 직시하여 죽음을 마주하고 통과한 자는, 비로소 자신 안에 새로운 가능성을, 빛을 발견하게 된다.


성선설과 성악설은 별개의 개념이 아니다. 인간 존재(에고)는 악(어두움 중심으로 종속됨)하지만, 바로 그 인간성이라는 어두움을 무대로 하여, 인간 내면에는 "신께서 거하신다." 인간이 선한 것이 아니다. 인간을 통하여 드러나시고 임재하시고 역사하시는 아버지께서 절대적이고 완전하고 영원한 선(善)이실 뿐이다. 인간이 만든 선, 악의 개념은 그저 망상일 뿐이며, 내가 "아버지는 선 그 자체이며, 선보다 더 높이 계시는 분"이라고 말할 때, 그때의 선은 인간적-망상적 개념으로서의 선과는 이름만 같을 뿐, 전혀 다른 것이다. 나는 이것을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말하고 있지 않다. 나는 이것을 이론으로 지식으로 학문적, 철학적, 신학적 주장으로 제시하는 게 아니다. 머리를 굴리려 드는 자들과 나는 토론할 생각이 없다. 어차피 삶과 죽음은 각자가 짊어져야 할 숙명이니, 각자 옳다고 믿는 길을 걸어가라. 나는 그에 대해서 더 이상 어찌 말할 생각이 없다. 다만, "들을 귀가 열려 있는" 단 한 사람에게라도 참된 빛을 전하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이리 글을 쓴다. 광야에서 외친다. "들으라"고, "기쁜 소식"이 여기 있노라고,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노라"고.


그러므로 나도 인간이며, 인간으로서의 나의 존재와 마음과 자아와 삶에는 그 어떤 희망도 가능성도 없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내가 실패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다. 내가 죄를 짓는 것 역시도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건 자연스러운 어두움이다. 다만, 그 실존하는 어두움을 마주할 적에, 그 안에 천착하고 집착하고 게으르고 오만하게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그 속에서 아버지를 사랑하여 아버지께로 나아가고자 하는 참된 신앙의 길을 걸어가고자 할 것인가, 는, 더 이상 사람의 말로는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영으로 영접해야만 비로소 알아들을 수 있는 음성이다.


나는 이것을 "신성한 수동태"라 부른다. 내가 선한 것이 아니다. 나를 통하여 역사하시는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선하실 뿐이다. 이 위대한 진리를 받아들일 적에, 마침내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할" 것이다(요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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