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게 할 말을 고르는 작업

by 페로로

나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의도적으로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어렵지 않아.”
“조금만 연습하면 충분히 할 수 있어.”


말에는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같은 개념이라도 “이건 어려운 유형이야”라는 말을 반복해서 들으면 정말로 어렵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문제를 마주하기도 전에 겁먹지 않도록, 일부러 가볍게 말하곤 한다.


하루는 이차방정식을 완전제곱 형태로 변환하는 법을 가르쳤다. 이 학생은 그 내용을 처음 배우는 것이라, 변환 도중에 계산 실수가 많아서 한 시간 내내 그 연습을 했다. 수업이 끝나고 아이가 표정이 좋지 않은 것 같아 왜 그런지 물었다. 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것도 잘 못하니까 제가 너무 한심해요"


내가 항상 쉽다고 말하면서 가르쳐서일까? 나는 당연히 처음 배운 내용을 익히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는데, 내 말의 의미가 잘못 전달되어 아이를 심란하게 만든 것 같아 미안했다. 이럴 때는 어떤 말을 해 줘야 할까. 나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뗐다.


"우리 두 자릿수 곱하기 두 자릿수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지? 17 × 13이면 17×3=51이고 17×10=170이니까 221이다~ 이렇게 구할 수 있잖아. 그런데, 10살 때 처음 (두 자릿수) ×(두 자릿수) 배울 때도 쉽게 했어? 아마 굉장히 어려워했을 거야. 그런데 너는 지금 쉽게 할 수 있잖아?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 많이 연습해서요?"


"바로 그거야. 처음에는 어려운 일이었지만, 반복해서 연습했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있게 된 거 아닐까? 그리고 오늘 배운 식 변환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해."


말을 마치고 나니 나는 괜히 머쓱해져 빨리 집에 가라고 아이를 재촉했다. 내 말이 위로가 되었을까? 수업할 때는 내용이 이해가 되었는지 물어볼 수 있는데, 내 말이 아이에게 어떻게 남았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 후에 나는 생각했다. 쉽다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하나? 내가 뱉은 '어렵지 않다'는 말이, 어떤 아이에겐 '왜 나는 이것도 못할까'라는 압박으로 다가온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어렵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어렵다고 말하면, 아이가 시작도 전에 주저앉진 않을까.

...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하나?


어떻게 말하는 것이 가장 정답에 가까울까. 나는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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