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손 아지매의 요리일기 4

똥을 먹으라니요?- 머위나물 무침

by 아는 사람 가탁이

"똥을 먹으라니요?" 겨우 심폐소생술로 소생한 머위나물을 밥상에 내놓자 딸이 말했다. "뭐라고? 이놈아! 아끼다 똥 될 뻔이라 캤는데 우째 얘기가 그렇게 흘러가노"


머위나물은 몇 해 전 처음 먹어보았다. 나물종류를 좋아하면서도 머위나물은 접해보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큰 수술로 입 맛도 살아갈 맛도 없던 그때, 살짝 데쳐진 푸른나물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서 마치 독을 먹는 듯 찡그리며 먹어보았던 것이 첫 만남이었다. 씁쓰레한 첫 만남과는 다르게 계절이 지났음에도 잘 보관해 둔 누군가의 감사함으로 피가 되고 약이 되어 입 맛을 살려놓았던 것이다. 그 이후로 봄이 오면 머위나물부터 찾아다닌다.


지난주 집 근처 재래시장에서 산나물과 머위순 한 소쿠리씩을 샀다. 산나물은 사 온 날 데쳐서 무쳐 먹었으나 산나물보다 몸값을 훨씬 더 지불한 머위나물은 냉장고 야채실에 고이 모셔두고 있었다. 귀한 만큼 아껴먹을 생각으로... 오늘에서야 귀한 몸 조심스레 뵈었는데, 아뿔싸! 여기저기 물러져 검은 옷을 얼룩덜룩 입고 계신 게 아닌가! 한 올 한 올 소중히 다듬으며 "아끼다 똥 될 뻔!"이라 한 말을 들은 딸이 실실 웃으며 말했던 것이다. 하긴 똥도 약으로 쓰던 시절이 있었으니 똥을 먹어도 약이 되긴 했겠다.


[ 똥이 될 뻔 한 머위나물 레시피 ]

1. 잎과 밑동의 지저분한 부분을 정리하고 물로 깨끗하게 씻어준다.
2. 냄비에 물을 담고 소금 한 꼬집 넣은 다음 물이 팔팔 끓으면 손질한 머위를 넣어 살짝 데친다(나물류는 살짝만 데친다 시간이 길어지면 나물이 성질을 내느라 질겨지는 종류도 있으니까)
3. 데친 머위를 냉수마찰 시켜둔다. 10분 정도 담가 두었다가(쓴 맛이 좋다면 두어 번 냉수샤워 정도도 좋다) 물기를 꽉 짜서 적당한 크기의 볼에 담는다
4. 깨소금 간 것, 된장, 마늘 조금, 소금이나 국간장(나물 무칠 때 자주 쓴다 감칠맛 때문에)을 넣고 무친다음 부족한 간은 소금을 더해준다(나물요리는 약간 33-짭조름-해야 맛있더라)
5. 마지막에 참기름으로 때깔을 내준 다음 통깨 액세서리로 블링블링하게

※ 3번까지 한 후 초고장을 곁들여 먹어도 좋다. 올봄 머위나물은 꼭 드셔보시길.

한올한올 소중하게 손질된 머위님의 용안이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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