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리뷰는 정말 유죄입니까?

리뷰로 인해 명예훼손 혐의를 받았던 그녀

by 대표변호사 이환권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이제는 누구나 손가락 끝 하나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다. 포털 사이트의 리뷰는 그 목소리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목소리를 낸 대가가 '전과자'라는 낙인이 되어 돌아올 뻔했다면 어떨까.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받고 우리 사무실을 찾아온 그녀의 사연이 딱 그러했다.





딸의 아픔, 그리고 엄마의 분노


그녀는 평범한 어머니였다. 딸의 충치 치료를 위해 인터넷 평점이 가장 높은 치과를 찾은 그녀는 상담실장의 설명에 따라 400만 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치료를 마쳤다. 하지만 그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딸의 통증은 가시지 않았다. 결국 다른 치과를 찾았을 때, 그녀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과잉 진료를 한 것으로 보인다", "치아를 필요 이상으로 깎았다"


분노와 걱정이 뒤섞인 밤, 그녀는 카카오맵에 리뷰를 남겼다. "실력은 그다지 없으면서 돈만 밝히는 치과입니다.", "보험이 되는 스케일링은 하지도 않았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 한 줄의 리뷰로 인해 그녀는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모욕, 업무방해라는 무거운 혐의를 받은 피의자가 되고 말았다.





법이 보지 못한 '사람'의 진실을 찾아서


상담실에서 마주한 그녀는 떨고 있었다. 병원 측은 그녀가 허위 사실을 유포해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며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었다. 나는 변호인으로서 법이 기계적인 잣대만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사람의 진심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믿으며 사건을 맡았다.


우리는 즉시 전담팀을 꾸려 방어에 나섰다. 우선 다른 치과의 진료비 내역과 소견을 통해 그녀의 글이 단순한 비방이 아닌, 근거 있는 의심이었음을 입증했다. 실제로 타 치과에서는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가 가능했음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그녀가 리뷰를 남긴 주된 동기는 다른 소비자들이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공익적 정보 공유에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그녀가 스스로 글을 삭제하기도 했다는 점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려는 악의적인 목적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증거가 되었다.





수사기관의 판단


약 한 달간의 치열한 소명 끝에, 경찰 측은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사법경찰관은 불송치 결정서에 "영리 목적으로 치료를 제공하는 고소인으로서는 불만이 있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명을 어느 정도 수인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그녀의 글이 공익적 성격이 강하며, 표현이 다소 거칠더라도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명예훼손.png


종결 보고서를 작성하며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했다. 효율을 추구하는 시스템은 때로 개인의 절박한 사정을 단순히 '범죄'로 분류해버리기도 한다. 그 거대한 그물망 속에서 억울한 개인의 진실을 길어 올리는 것, 그것이 변호사의 소명이다.





다시 되찾은 평온한 일상


사건이 끝나고 감사의 메시지를 받았다. 변호사 생활을 하며 가장 보람된 순간은 이처럼 한 사람의 일상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지켜볼 때다.


당연한 진실이 당연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내는 일, 그것이 변호사라는 직업의 존재 이유이자 내가 오늘을 살아가는 힘이다.





사람과 법 사이 그 애매한 틈에서 이야기를 씁니다.

법무법인(유한) 이현, 대표변호사 이환권

1644-9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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