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 아동학대 피해자들과 함께 싸우다

잃어버린 유년 시절을 되찾기 위한 우리들의 긴 싸움

by 대표변호사 이환권



법이 가장 필요한 곳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무너지는 현장이다. 돈이 없어서, 혹은 방법을 몰라서 억울함을 삼키는 이들이 없도록 하는 것. 그것이 내가, 그리고 우리 로펌이 지키고자 하는 사람 중심의 가치다.


몇 년 전, 우리 사무실을 찾아온 의뢰인들은 갓 성인이 된 청년들이었다. 겉보기엔 평범해 보였지만, 그들의 눈빛에는 깊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부모가 믿는 사이비 집단으로부터 탈출했다고 했다.


그들이 털어놓은 이야기는 법조인으로 30년 넘게 살아온 나조차도 믿기 힘든 참혹한 현실이었다.





학교 대신 농장으로 향해야 했던 아이들


의뢰인들은 아주 어릴 때, 혹은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손에 이끌려 사이비 종교 단체에 들어갔다. 아니, 그곳은 종교 단체라기보다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수용소에 가까웠다.


아이들에게 허락된 것은 학교가 아니라 노동이었다. 또래 아이들이 구구단을 외우고 운동장을 뛰어놀 시간에, 이들은 농장과 고물상, 그리고 건설 현장으로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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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6시에 일어나 밤늦게까지, 때로는 새벽 2시까지 이어지는 고된 노동. 대가는 없었다. "너희의 수고는 천국에 쌓인다"는 말뿐이었다. 의무교육조차 받지 못한 채, 그들은 세상과 단절된 채 오직 노동과 세뇌 교육 속에 갇혀 지냈으며, 구타와 가혹행위도 당했다.


가혹행위.png 이러한 가혹행위가 A4 용지 기준으로 9장이 나왔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 모든 것이 보호자인 부모의 묵인, 아니 동조 하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이었다. 아이들에게 세상은 곧 지옥이었고, 탈출은 곧 죽음이라는 공포를 심어주었다.


"변호사님, 저희는 그냥...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받고 싶어요."


그들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우리 로펌의 변호사들과 직원들을 소집했다. 이것은 한두 명의 변호사가 처리할 사건이 아니었다. '이현'이라는 팀이 함께 싸워야 할 전쟁이었다.





보이지 않는 감옥을 증명하라


우리는 즉시 전담팀을 꾸렸고,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가장 큰 난관은 감금의 입증이었다. 철창이 있거나 손발이 묶여 있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피고소인들은 "문은 열려 있었다", "부모의 선택이었다", "종교적 훈련이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현의 변호사들은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물리적 장벽만이 감금이 아니다. 심리적 지배, 세뇌, 공포심 조장, 그리고 경제적 무능력화가 결합하면 그것은 물리적 감금보다 더 강력한 족쇄가 된다.


우리 팀은 방대한 증거 수집에 돌입했다. 피해자들의 일관된 진술을 확보하고, 그들이 겪었던 가혹 행위와 노동의 실태를 시간대별로 재구성했다. 담당 변호사들은 수사 입회 때마다 아이들의 곁을 지켰고, 그들의 진술을 도왔다.


특히 우리 팀의 정연수 변호사는 이 사건에 매달리다시피 했다. 아이들이 겪은 10년, 15년의 세월을 서면에 담아내기 위해 밤을 새우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우리는 주장했다. "성인도 아닌 아동들이, 외부와 차단된 섬이나 산속에서, 교육도 받지 못하고 돈 한 푼 없이, 지옥에 간다는 공포심을 주입받는 상황에서 스스로 걸어 나가는 것이 가능한가?" 그것은 명백한 심리적 감금이자 아동학대였다.





징역형, 그리고 진심 어린 사과


싸움은 길었다. 경찰, 검찰, 1심, 2심, 그리고 대법원까지. 피고인들은 대형 로펌을 선임해 사건을 방어하려 했지만, 진실의 무게를 이길 수는 없었다.


법원은 우리의 손을 들어주었다.


법원은 피고인들에게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실형을 확정했다. 아이들에게 강제로 종교의식을 강요하고, 노동을 시키며, 교육 기회를 박탈한 행위가 명백한 범죄임을 확인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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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형사 사건이 한창 진행되던 와중, 민사 조정 기일이 열렸다. 2024년 12월, OO지방법원 조정실. 가해자들은 그제야 고개를 숙였다.


조정 조서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담겼다.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진심으로 사과와 용서를 구하고..." 또한 피해자들에게는 1인당 1,000만 원의 배상금이 지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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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적은 돈일지 모른다. 잃어버린 10대 시절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 돈은 단순한 배상금이 아니다. "너희들의 고통은 실재했고, 그것은 어른들의 잘못이었다"는 사회의 공식적인 인정이나 다름없다.





다시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하여


사건이 종결되던 날, 우리 직원들은 "수고했다"는 말 대신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20년부터 시작된 5년 간의 긴 싸움이었다.


이 사건을 진행하며 나는 '국민로펌'이 가야 할 길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법률 지식이 없어 고통받는 이들, 비용이 걱정되어 소송을 망설이는 이들. 그들에게 이현은 문턱 낮은 피난처이자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의 의뢰인들은 이제 막 세상에 첫발을 내디뎠다. 학교를 다니지 못해 남들보다 조금 늦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지옥 같은 곳을 탈출했고, 거대한 집단과 싸워 이긴 승리자들이다. 그 용기라면, 앞으로의 삶도 충분히 아름답게 꾸려나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잃어버린 시간을 뒤로하고, 이제는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쌓아갈 그들의 앞날을 우리 법무법인 이현의 모든 식구들이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사람과 법 사이 그 애매한 틈에서 이야기를 씁니다.

법무법인(유한) 이현, 대표변호사 이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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