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턴 비치에서

by 신비아

1시간쯤 달려가면

거기 바다가 있다

높은 키 쭉뻗은 팜트리 아래

등마주대고 졸고 있는 비둘기

발소리에 놀라 동그란 눈뜨고

사람구경을 한다.

카페에 들러 한잔 커피 사들고

나도 사람 구경을 한다


긴 머리 잘생긴 젊은 남자가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한다

아련하게 바라본다

언제나 보고싶은 바로 그 사람처럼


바다를 보면

괜히 그리워진다

태초가 언제인지

알 수 없는 그때

알 수 없는 모든 것들이


하늘엔 한낮 미친 듯이

태양이 춤을 추고

긴 머리 바람에 휘휘 날리며

신 이 오른 젊은 남자 노래에 맞춰

사람들도 춤을 춘다


젊은이들에겐 정열을 내주고

늙은이들에겐

파도의 깊이를 재듯

심연보다 깊은 피안을 내준다


가까운 곳에

바다가 있고 노래가 있고 커피가 있다

종일 주워 먹는 비둘기가 있고

종일 바다를 들락거리며

먹거리 찾아 물질하는 갈매기가 있다


사람구경에 재미 들린 사람들끼리

모여 앉아

웃고 떠드는 헌팅턴 비치 피어


오늘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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