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생각
지인들이나 친구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면 어김없이 내 머리에 떠다니는 문장이 있다.
'괜히 말했나..'
'그 말을 하지 말 걸 그랬나..'
오랜 시간 대화를 하다 보면 긴장이 풀리면서 갑자기 신나서 말할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굳이 하지 않았어도 되는 이야기나 말들을 늘어놓는다. 그렇다고 심한 말을 하거나 욕을 하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다. 평소에 말을 조심히 하려고 애쓰는 편이고, 그 애씀에 애씀을 더하는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성격일 뿐이다.
이전에는 사실 저런 생각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동시에 사람한테서 얻는 에너지가 커서 묻혔던 거 같다. 근데 이상하게 요즘은 헤어짐의 아쉬움이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제 그만 일어나자'
내 입에서 나올 문장이 아니다. 보통 한 친구가 저 말을 하면 시계를 보면서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아쉽다'가 내 포지션이었다. 나이가 들어 체력이 약해진 건지 아니면 이전만큼 사람에 대한 애정도가 식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즐거움은 적어지고 성찰은 그대로이니 피로감이 쌓인다.
사실 나는 얼마 전까지 다들 만남 뒤에 이러한 생각을 어느 정도 하는 줄 알았다. (정도의 차이만 있는 줄) 내 주변에는 비슷한 친구들이 많으니까. 생각 없이 살고 싶은 건 아니지만, 가끔은 이런 내가 좀 피곤하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사람을 안 만날 수도 없고.
아마도 나의 예민함이 내 말들을 기억해서 생각하게 하고 또 생각하게 하는 반복의 시간을 만드는 거 같다. 예민함이 많이 깎여서 무더지는 날이 올 때까지 아마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시간을 보낼 거 같다. 음... 생각만 해도 피곤할 거 같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 생각 덕분에 조금은 깊고 신중한 성격이 되어있을지도. (하지만 가능하다면 생각 덜 하고 덜 깊고 덜 신중하고 싶...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