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고 싶은 건 왜일까

머무르는 생각

by 원하나

뚜렷한 선호가 있다거나 꿈이 없는 나에게 유일한 이상향의 모습이 있다면, 빛나는 번쩍번쩍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나의 깊은 마음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빛나는 모습을 떠올린다면, 누군가를 돕는 따뜻함이라던가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으로 열심히 몰두하는 사람이라던가 가정을 묵묵히 지키는 우직함이라던가 뭐 그런 것들이 떠올려진다.

음 사실 그냥 표정 없이 사는 거. 그게 싫은 거 같다. 근데 웃긴 건 난 내가 싫은 모습과 꽤 유사하게 살고 있다. 매일 같은 지하철에 두 시간씩 나를 집어넣고 9시간을 모니터 앞 의자에 앉힌 뒤 다시 두 시간을 지하철에 밀어 넣어 어두운 밤하늘을 보게 하곤 한다.

불과 몇 달 전까지는 이런 삶이 너무나 고팠던 걸 잊지 않고 있어서일까 감사하지 못하고 또 새로운 부족함을 찾아 나서는 거 같아 애써 마음을 외면한다.

하지만 이따금 유튜브나 티비 속에 나오는 내가 생각한 번쩍이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이상하게 가슴이 저릿하다. 뭔가 잊고 있던 걸 다시 생각나게 한달까. 물론 그런 순간들이 자주 쌓이다 보면 나는 고작 이렇게 글 몇 문장 쓰는 게 끝이지만,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마음 한구석 나의 이상향이 내 일상을 불편하게 만든다.

막상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는 무서워서 그리고 생각을 현실로 만들 수도 없을 거 같아서 불편한 마음을 이고 살고 있다. 겁 많은 나라서 용기 없이 삶만 유지하는 중이라서 별로지만, 또 가끔은 용기 내지 않는 내 모습이 다행이기도 하다. 애써 지금 내 삶은 연습이라고,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라서 괜찮다고 스스로 안일한 위안이 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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