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궁극적인 이유
인간이 글을 쓰는 이유를 먼저 말할까 아니면 글이 무엇인지 먼저 정의를 내려볼까? 아마도 후자를 먼저 설명해야 전자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될 것 같다. ‘글’ 또는 글을 쓴다는 것은 기록을 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 거창한 이유나 목적은 아니다. 그러면 무엇을 기록하는 가? 무엇이든 기록하는 것이다. 생각이든 감정이든 기억이든 무엇이든 기록하는 행동, 글자로 기록하는 것이 글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누가 글을 쓴다고 하면 우리는 매우 거창하게 느낀다. 마치 그 글을 쓰는 사람이 거창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 간단한 문장을 쓰는 것 또한 글쓰기가 아닌가? 누구나 글을 쓰는 법을 배우면 글을 쓸 수 있다. 세종대왕의 바람 대로 누구나 글자를 사용하여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거나 기록하면 글을 쓰는 것이다. 이것이 글을 쓰는 궁극적인 이유이다. 무엇이든 기록하는 것. 우리의 생각이나 지식은 우리 머릿속에 영원히 남아있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거나 필요할 때에 생각이 안 날 때가 있다. 매우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우리의 머리는 우리 마음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세상 무엇이든 특정한 목적에 의해 또는 목적을 향해 작동한다. 우리의 생각 또한 어느 무언가에 의해 떠오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록한다.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더 나아가 간직하기 위해 기록한다.
우리는 우리가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에 투자한다. 특히 시간을 투자한다. 가치 판단은 일종의 감정적 판단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를 기분 좋게 해주는 일 또는 사람에 높은 가치를 둔다. 그리고 기분 좋게 해주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사람에게도 똑같이 대한다. 같이 있으면 즐겁고 기분이 좋은 사람과 함께하기 위해 그리고 그 사람과 가치 있는 일 또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운동이 주는 유익함에 가치를 두어 운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대부분의 사람들)은 먹는 것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공부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은 배운 지식을 복습함과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에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이러한 현상은 모두 개개인의 가치 판단에 의해 결정지어진다. 이러한 것들이 가치가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 지속적으로 즐기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즐기고 간직하기 위해서는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 대로 기억과 생각은 우리 마음대로 나타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렇기에 인류는 글을 쓰기 시작하고 기록하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부터 글자 또는 문자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역사시간에 배운 대로 고대문명은 상형문자 즉 그림을 가지고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글자는 시각적 언어이다. 그리고 인류는 시각적 언어를 가지고 기록을 하기 시작하고 지금도 글자라는 시각적 언어 수단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이렇듯 글은 가치 있는 것들을 기억하고 간직하기 위해 시각적 언어 도구를 이용해 기록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인류는 특정한 기록들을 분류했다.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기록에 대한 연구와 학문을 문학(Literature)이라고 이름을 지어 줬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 의하면 문학은 “사상이나 감정을 상상의 힘을 빌려 언어로 표현하는 예술. 또는 그 작품. 시, 소설, 희곡, 수필, 평론’등이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 글을 쓰는 것은 기록의 예술 또는 미학(美學) Aesthetics이다(주제가 너무 거창해졌나?.) 그렇다. 글을 쓴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글은 예술이다. 기록하는 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인 것이다. 물론 모든 글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어떠한 사람들은 자신의 어두운 사상을 공유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글을 쓰는가 하면 어떠한 사람들은 타인을 무너뜨리기 위해 사실이 아닌 일들을 기록하여 선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인간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이처럼 어떠한 글은 아름답고 어떠한 글은 아름답지 못할 때가 있지만 어떠한 생각이나 깨달음 또는 사건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아름다운 것이다. 시는 사람의 마음과 기억 또는 추억을 감수성이라는 언어로 기록한 노래의 가사이고 일기는 자신의 하루와 그날의 생각이나 감정을 기록한 자신과의 대화이고 역사는 인류를 위한 인류에 의한 지혜를 기록하며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으며 소설은 사회에 대한 작가의 비평문이고 신문은 현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 논문과 철학은 여느 기록과 다르게 생각을 기록하고 있다. 철학서적은 현실과 진리에 대한 개개인의 깨달음이 담긴 보물상자이다. 비록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글이 존재하지만 궁극적으로 다 무언가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