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골프 기록

특이하고 믿기 힘든 역사적 순간들

by Dylan Kim

골프는 언제나 숫자로 말하는 스포츠다. 몇 타에 홀아웃했는지, 몇 미터를 날렸는지, 몇 번이나 컷을 통과했는지 등 모든 수치가 성적을 가르고, 선수를 웃게도 울게도 만든다. 하지만 단순히 기록에 머무르지 않고, 골프 역사 속에서 명예와 불명예를 동시에 새겨 넣은 숫자들도 있다. 작은 숫자에서 거대한 숫자까지, 특별한 숫자들을 모아 봤다.




1. 소수점 차이로 쟁취한 트로피

2015년 LPGA 투어 소속으로 활약한 박인비 선수는 시즌 평균 퍼트 수 1.725개를 기록했다. 당시 여자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의 시즌 평균 퍼트 수는 1.738개였다. 이로써 당 해 가장 낮은 평균 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수여되는 '베어 트로피'는 0.013 타수 차이 때문에 박인비가 차지했다.


베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박인비 선수


2. 역사상 단 한 번밖에 없는 홀인원

파 4 홀의 전장을 고려하면, 티 샷으로 한 번에 홀컵을 공략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확률적으로도 파3 홀에서 보다 훨씬 낮다. 2001년 피닉스 오픈에서 앤드루 메이지는 TPC 스코츠데일 17번 파 4 홀에서 친 티 샷이 그대로 홀컵에 들어갔다. 이 홀의 전장은 332야드, 미터로 약 303미터다. PGA 투어에서는 단 1차례뿐이고, 전 세계 정규 정규 투어를 통틀어도 6번밖에 기록되지 않았을 정도다.


3. 우승이 지겨울 만도 할 수준

1945년, 바이런 넬슨은 PGA 투어 대회에 총 30회에 출전하여 18회 우승했다. 1 시즌 18승이라는 기록도 엄청난 대기록이지만, 더 놀라운 기록은 3월 마이애미 대회를 시작으로 8월 캐나다 오픈까지 11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 연승 기록은 다음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하며 약 5달 만에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7연승에 그쳤을 정도로, 넘보기 힘든 기록으로 남아있다.


4. 15타 차로 우승한 US 오픈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2000년 제100회 US 오픈은 많은 기록이 쏟아졌다. 타이거 우즈는 악천후 속에서도 무려 12 언더파를 기록하며, 준우승자와 무려 15타 차이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게다가 4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기도 하며, 타이거 슬램의 시작이 되는 대회다. 그의 15번의 메이저 우승 중에서도 이 대회의 15타 차 승리는 메이저 사상 최다 타수 차이기도 하다.


2000 US 오픈 우승으로 타이거 슬램이라는 기록의 시초가 되었다.


5. 메이저 대회 권위자

골든 베어, 잭 니클라우스는 4대 메이저 대회에 총 164번 참가하여 18회 우승이라는 경이로운 업적을 남겼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루는데도 걸린 시간은 고작 4년 남짓. 또한 우승만큼이나 빛나는 19번의 준우승은 그가 얼마나 메이저 대회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는지 알 수 있다. 현대 골프의 수준을 고려하면 이 기록을 뛰어넘기란 상당히 힘들 것으로 보인다.


6. 최저 타수로 우승한 마쓰야마 히데키

2025년 첫 PGA 대회인 더 센트리에서 35 언더파를 기록하며 역사상 최저 타수 주인공이 되었다. 나흘동안 이글 2개, 버디 33개 보기는 단 2개만 기록했다. 이는 PGA 투어에서 개최된 72홀 코스 대회 기준으로 가장 낮은 스코어 성적이다. 캐머런 스미스가 2022년에 같은 대회에서 기록한 34 언더파를 3년 만에 갱신하며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다.


7. 18홀 최저 타수의 주인공 짐 퓨릭

TPC 하이 리버랜즈(파 70)에서 열린 2016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하루 만에 12 언더파를 몰아치며 58타를 기록했다.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10개를 묶어 보기 프리 라운드를 펼치며 PGA 투어 대회에서 58타를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 종전 기록인 59타 역시 2013 BMW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기록한 그의 기록이며, PGA 투어에서 유일하게 두 개의 50타대 스코어를 가지게 되었다.


당시 46세의 나이로 58타수를 기록한 짐 퓨릭. 이 기록으로 Mr.58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8. 골프 비기너에겐 익숙한(?) 스코어

마이크 리아소르는 1974년에 열린 탤러해시 오픈에 참가했다. 하지만 2라운드를 마친 뒤, 낙마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갈비뼈와 무릎인대가 손상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부상을 이유로 기권할 경우 다음 시즌 출전권 확보가 불투명했던 그는, 한 손으로라도 3,4라운드를 어떻게든 완주해야만 했다. 그렇게 114타(42 오버파), 123타(51 오버파)라는 PGA 투어 역사상 가장 높은 타수로 대회를 마친 선수로 남게 되었다.


9. 컷 통과가 제일 쉬웠어요

1998년 부이킹 인비테이셔널부터 2005년 와코비아 챔피언십까지 무려 7년 반이라는 기간 동안, 타이거 우즈는 단 한 번도 예선 탈락 없이 모든 PGA 투어 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했다. 바이런 넬슨의 113번 연속 컷 통과 기록을 뛰어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이다. 이 기간 안에 37번의 우승과 8개의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의 142 대회 연속 컷 통과 기록은 꾸준함과 압도적인 기량이 만들어낸 기록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대기록 그 자체다


10. 절대 군주의 시대

타이거 우즈는 골프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지킨 선수로 여전히 남아있다. 총 683주. 이는 13년이 넘는 기간으로, 2위인 호주의 그렉 노먼의 기록(331주)보다 두 배 이상 긴 시간이다. 특히 2005년부터 2010년까지 281주 연속 1위를 차지했던 기록은 그의 전성기 시절 압도적인 지배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이름이 곧 골프의 역사가 되었음을 불멸의 기록으로 증명하고 있다.



골프의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긴 시간의 흐름이 모여 드러난 영광이기도 하고, 때로는 숨기고 싶은 흔적으로 남는다. 소수점 하나로 명승부가 갈리고, 수년을 아우르는 대기록에는 한 선수의 시대가 온전히 녹아 있다. 그 숫자를 따라가다 보면 열정과 치열한 내면의 싸움까지 엿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숫자들은 건조한 데이터로 남지 않는다. 시간이 엮어낸 풍성한 이야기이며, 영광과 아픔을 함께 품은 강렬한 여운으로 남는다.


어느새 전 세계 골프 인구가 약 1억 명에 육박했다. 숫자로 쓰인 골프의 역사 뒤에는 그만큼의 시선과 열정이 함께 쌓여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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