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득점이 아닌 합격선을 노리자!
다른 기술직렬과 비교했을 때, 토목직은 눈에 띄게 필기 합격 점수가 낮았어요. 과년도 커트라인을 찾아보니 50점 대도 있고, 60점 대도 꽤 많더라고요. 그걸 보고 정말 단순하게 생각했다.
“100점 만점에 60점? 그 정도면 할 수 있겠다.”
반면 행정직은 애초에 쳐다보지도 않았다. 동생이 행정직을 준비했는데, 한 문제 차이로 1년을 다시 준비해야 하더라고.. 그걸 보니, ‘나는 절대 저렇게 못 기다려’ 싶었다. 나이가 많다고 느꼈던 난 고득점이 아닌, 단기간 합격을 목표로 잡고 전략을 세웠다.
“고득점이 아닌 최저 합격선만 넘자!”
과목은 총 다섯 과목이다.
공통과목은 국어, 영어, 한국사.
전공과목은 응용역학과 토목설계.
비전공자인 나는 물리 과목인 ‘응용역학’이 가장 걱정됐다. 전공자들은 보통 영어에서 과락이 많고, 비전공자는 역학에서 많이 떨어진다고 했다. 당연히 역학이 약하겠구나 싶었고,
'최종 평균은 65점, 역학은 최소 40점만 받자! 나머지 과목에서 점수를 올리자!'는 목표를 세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전략은 통했다.
정말로, 역학에서 딱 40점 맞고 합격했다.
이제부터 과목별 전략 및 팁을 적어보려 한다.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국어는 문법, 문학, 비문학으로 나뉘는데, 문법은 생소했지만 영어보단 훨씬 쉬웠다. English 아닌 국어니까 ㅋㅋ
문학은 고등학교 때 배웠던 작품들이 가물가물 기억나서, “어디선가 들어봤다!”는 친숙함 덕분에 접근이 쉬웠다. 내용은 당연히 모르지만 반가웠달까.
비문학은 공기업 준비할 때 언어능력 모의고사를 풀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크게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점수가 잘 나왔다.
사람마다 강점은 다르겠지만, 나한테는 비문학이 그랬던 것 같다.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헛된 배움은 없다”는 것.
과거의 경험들이 결국 다 도움이 되었다. 토익을 꾸준히 준비한 사람들은 영어에 강점이 있듯이 다들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잘 찾아서 적용해서 단기간 합격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공무원 영어는 토익과는 조금 다르지만, 난이도 자체는 오히려 쉬운 느낌이었다.
(물론 시험에서 65점 받은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모의고사에서는 70~90점 사이를 유지했는데, 본시험에서 까불다가 65점을 맞은 거 같다.
문법은 공식처럼 풀리니까 덜 부담스러웠는데, 독해는 내 해석이 문제였다. 해석이 산으로 갔다.
그래서 단어로 해석을 밀어붙이는 연습을 많이 했다.
단어 외우기 + 모의고사 많이 풀기, 이 두 가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진짜 웃픈 이야기이다.
고등학교 이후로 한국사를 본 적이 없어서, 고려와 조선 순서조차 몰랐다.
고려 마지막 왕인 공양왕만 알았고, 주몽이 고구려를 세운 사람이란 것도 몰랐다.
처음 모의고사에서 15점을 맞았고, 그걸 계기로 인강을 결제했다.
전한길 선생님 강의, 정말 최고였다...
이 강의 덕분에 2월에 15점 맞았던 한국사가 4월 국가직 시험에선 90점까지 나왔다.
그땐 엄마한테 전화해서 너무 신나게 떠들었더니, 엄마는 제가 합격한 줄 알았다고 한다. (실제로는 역학 과락으로 탈락했지만...)
학원엔 전공 수업이 없어서 인강을 들었는데,
역학은 진짜 울면서 공부했다.
기호가 너무 많고, 그것도 필기체!
X, Y, Z만 아는 내가, 갑자기 알파벳 전체를 상대해야 하니까 너무 힘들었다.
팁이 있다면… 없습니다.
그냥, 계속 듣고 외우고 또 보는 수밖에 없다.
반면, 토목설계는 비교적 쉽고 도덕 같은 과목이었다.
개념을 이해하고 외우면 되는 문제들이 많아서 지루했지만, 역학에 비하면 천사 같은 과목이었다.
실제로 점수도 훨씬 잘 나왔다.
4월 국가직 시험에서, 저는 한국사 90점을 맞고도 역학 15점으로 과락으로 불합격했다.
엄청난 좌절감이 밀려왔지만, 한편으론 “나도 할 수 있구나”는 희망도 생겼다.
한국사 점수를 보고, “역학도 6월엔 이렇게 바뀔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상상을 한 것이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불합격 후 멘탈은 당연히 흔들린다.
“과연 되겠어?” “불안한데…” 같은 생각이 계속 든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면서 다짐했다.
“난 된다. 난 운이 좋을 거야. 한 문제 더 맞아서 결국엔 합격할 거야!”
이 긍정적인 생각이 결국 합격이라는 현실을 만든 것 같다.
100점을 맞아야 하는 시험이 아니잖아?
불안한 마음이 들수록, 그 자리를 긍정으로 채워야 한다.
정말로, 이게 제일 중요한 합격 비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