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 시절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 이야기를 동경했다. 슈만의 가곡은 우리들의 가슴에 사랑을 얘기한 추상이었다. 지난해 독일의 대표적 낭만주의 음악가 로베르트 슈만의 교향곡 3번, ‘라인’을 연주하면서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 뒤 편에 클라라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 생각했다.
슈만의 피아노 스승 프리드리히 비크의 딸인 어린 클라라를 사랑한 슈만. 슈만은 클라라와 사랑에 빠져 스승 비크에게 14살이던 클라라와 결혼하겠다고 하자 비크는 너무 놀랐을 것이다. 클라라는 이미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알린 신동이었고, 자신이 엄마 없이 애지중지 기른 사랑하는 외동딸이었고, 슈만은 경제적 능력이 없는 빈털터리 작곡가였으니 말이다.
비크는 슈만을 '미성년자 유괴'로 고소했고, 슈만도 스승을 맞고소하는 법정 다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비크는 슈만을 알코올 중독이라고 근거 없이 고발하여 슈만은 스승에게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수년간의 법정 다툼 끝에, 법정은 클라라가 성년이 되면 아버지의 허락 없이 결혼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다. 슈만은 승소했고 클라라와의 결혼을 겨우 허락받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1840년 슈만의 나이 30세, 클라라 21세에 결혼하게 된다.
예비 장인과 사위의 법정 다툼.
어린 딸을 보호하려는 아버지의 사랑. 법정 다툼을 통해 빈털터리 작곡가에 보내지 않으려는 아버지.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맞고소한 슈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나는 미성년자인 딸을 보호하기 위해 험한 일을 한 아버지 비크의 심정을 이해한다. 훗날 장인 비크가 슈만에게 용서를 청하는 편지를 보내 서로 화해했다고 하지만, 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쓰라렸을까? 내가 예비 장인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딸인 유명 피아니스트 클라라를 무명의 음악가 슈만과의 결혼을 반대하지 않았을까? 법륜스님의 말씀대로 스무 살이 되면 그녀의 의지에 맡기고 결혼을 허락한다고 설득했을까? 이를 보는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슈만은 장인과 다툼을 벌이는 동안 클라라를 생각하며 많은 가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사랑을 노래한 그의 곡에서 클라라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훗날 슈만은 왜 클라라의 연주 활동을 방해했을까? 자신보다 유명해진 피아니스트 클라라를 질투한 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