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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 Jun 29. 2022

시선이 머무는 곳

눈은 렌즈 같아서

우리 눈은 성능이 가장 좋은 카메라 렌즈라고 한다. 어두운 곳에 가면 동공이 커지고 밝은 곳에 가면 줄어들어 알아서 빛 조절이 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눈마다 차이는 있어도 왜곡 없는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한편 눈은 한 번에 한 가지 사물 밖에 보지 못한다. 초점이 맞을 수 있는 건 단 한가지 뿐이다. 우리는 동시에 여러 가지를 본다고 생각해도 실상은 여러 개를 매우 빠른 속도로 번갈아 보며 인지하는 거다.


사념의 발걸음이 머무는

우리네 관심사는 정신없고 세상 바쁜 우리 눈과 다름 없다. 여기 저기 동시에 보느라 여념이 없다. 이곳 저곳 관심을 가지게 된다.


나는 종종 힘들어지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는 유감 없이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몇몇 친구들은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힘내라는 응원을 해주기도 한다. 내가 바라는 위로의 방식이라는 거 생각해본 적 있는가. 생각해보면 나는 여느 수필이나 자기계발서에나 나옴직한 빼어난 문장력의 위로를 원한 건 아니었던 것 같다. 그저 내 생각에 잠겨주는 몇 초의 시간을 원했다. 아무 말 하지 않고 생각을 멈추고 그 이의 우주를 나에게만 오롯이 집중해주는 몇 초의 시간. 그거면 충분했다. 생각의 걸음을 잠시 멈추고 바라봐주는 시간을 바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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